[기자수첩] 젊어진 유통기업, 포스트 코로나 전술 기대
[기자수첩] 젊어진 유통기업, 포스트 코로나 전술 기대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0.12.13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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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어려워지자, 다수의 기업들은 고강도의 자구책을 단행하며 피해 최소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무급휴가, 단축근무 등을 통한 비용절감은 물론 신사업 추진 중단 등 미래 먹거리에 대한 투자까지도 코로나19 극복 이후로 미뤘다.

그 중에서도 오프라인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유통기업들이나 외식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해 허리띠를 극도로 졸라매고 있다.

실제 다수의 유통·외식기업의 임직원들은 코로나19 위기를 타개하고 생존하자는 회사의 뜻에 동의, 연봉동결에 합의하는 등의 방식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일부 기업의 대표와 임원들은 연봉까지 반납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주요 유통기업들의 2021년도 임원인사가 속속 발표됐다. 뚜껑을 열어본 결과, 올해 임원인사에는 코로나19로 증폭된 위기감이 반영된 동시에 이를 최대한 빠르게 또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는 목표의식도 깃든 듯하다.

특히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주요 기업들은 임원의 비중을 축소했을 뿐만 아니라 젊은 인재들에게 중책을 맡기는 등 새로운 진용을 꾸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롯데는 올해 8월과 연말 인사를 통해 임원수를 20% 감축했으며 50대의 젊은 임원들을 주요 계열사의 대표자리에 앉혔다. 신세계도 백화점 부문의 임원을 20%가량 퇴임시키고 70% 이상 교체했으며, 50대 임원을 계열사 대표로 전진 배치했다. 현대백화점은 임원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지만, 대표이사를 모두 50대들로 포진시켰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된 후인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기 위한 복안으로 풀이된다. 조직이 슬림(slim)해진 만큼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기민하면서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고, 젊어진 만큼 각 상황마다 새로운 시각에서의 접근·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 동안은 경험해보지 못했던 감염병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현상유지하기에도 바빴다. 조금씩 양보하고 당장의 위기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기 위해 약 1년이란 시간을 쏟았다.

지금부터는 코로나19와 함께 하는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 이제는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사업들을 서서히 재개하고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도록 페달을 밟아야 할 때다. 무엇보다 더 이상 코로나19 핑계는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젊고 슬림해진 유통·외식기업들이 앞으로 자신들이 설정한 로드맵에 따라 얼마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지, 또 동시에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시도해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할 것인지 주목하겠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