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코로나19 속 백두산 답사 재개… 내부기강 다져
북한, 코로나19 속 백두산 답사 재개… 내부기강 다져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12.09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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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등정. (사진=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백두산 등정. (사진=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단계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음에도 백두산 답사를 재개하는 강행군을 펼쳐 눈길을 끈다.

9일 연합뉴스는 대외용 라디오 평양방송이 “11월1일부터 시작된 백두산지구 혁명적전지로의 겨울철 답사에 한 달 남짓한 기간에만 자강도 장강군 인민위원회, 북청군 용전과수농장을 비롯한 수십 개 단위의 많은 일군(간부)들과 근로자, 군인들이 참가했다”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백두산은 김일성 주석의 항일투쟁을 상징하는 곳으로 이곳의 등정은 의미가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큰 결단을 내려야 하는 일을 앞두고 늘 백두산을 오르기도 했다.

이번에는 북한이 코로나19 저지를 위해 모든 공간을 봉쇄하고 각종 모임을 중지하는 등 방역을 최대로 강화한 상황임에도 여러 명이 움직이는 백두산 답사만큼은 예외였다는 게 특이점이다.

이에 방송은 “답사를 관광식, 유람식이 아니라 실제 대중에게 산 체험이 되도록 했다. 비상 방역학적 요구를 철저히 지키는데 중심을 두고 답사조직을 짜고 들었다”며 해명 취지로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대북제재의 장기화와 수해,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삼중고 속 민심 이반 우려가 커지자 기강을 다잡기 위해 백두산 답사를 재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북중 국경까지 걸어 잠근 상황인데 이 와중에 백두산 답사는 허용한 것은 사상교육 고취를 위한 의도가 다분히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북한은 지난달 30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당의 영도체계와 사상사업 부문 강화’를 위한 부서 기구 개편을 논의했고, 지난 4일에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채택한 바 있다.

이번 백두산 답사도 정신 무장을 통해 내부기강을 잡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