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저런] 볼멘소리보다 감사함을…
[e-런저런] 볼멘소리보다 감사함을…
  • 신아일보
  • 승인 2020.11.08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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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오전. 한 애플리케이션에 올라온 교사의 공지에 답글로 출석체크를 한다. 교사가 걸어준 링크대로 수업을 이어가다가 11시 실시간 화상수업을 진행하는 앱에 접속한다. 30분 화상수업이 끝나면 오전에 하던 수업을 마무리 짓고 다시 앱에 접속해 숙제를 제출한다.

화요일에는 등교수업을 하는 날이다. 1교시부터 6교시까지 시간표에 맞게 가방을 싸다보니 무게감이 장난아니다. 준비물과 함께 가방을 싸서 학교에 가면 1교시부터 6교시까지 타이트하게 수업이 진행된다. 이후 점심식사를 하고 하교한다. 물론 원치않는 학생은 점심식사를 패스할 수 있다.

수요일은 다시 온라인 수업을 하는 날이다. 월요일과 동일하게 수업을 이어가야 한다.

목요일과 금요일에는 등교수업을 한다. 화요일처럼 가방을 싸서 등교해야 한다. 물론 금요일은 5교시 수업이라 조금 일찍 끝난다.

초등학교 4학년인 기자 아들의 스케줄이다. 연초에만 하더라도 등교수업이 언강생심이었지만 주1회 등교를 시작으로 주3회까지 늘어나면서 학교를 못가는 날보다 가는 날이 더 많아졌다. 친구들과 장난치고 떠들며 놀 수는 없어도 학교를 가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만족스러워한다. 무거운 가방의 무게도 아이에게는 문제되지 않는다. 시간표를 효율적으로 짜서 아이들의 가방 무게를 줄였으면 좋겠다는 엄마의 볼멘소리에도 여러 과목을 다 배우려면 어쩔 수 없다면서 이해해야 한다고 핀잔을 준다. 그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 다시 등교수업이 줄어 들까봐 염려하는 눈치다. 

‘엄마, 그래도 일주일에 세 번이나 학교에 갈 수 있어서 얼마나 좋고 감사한데요.’ 

아뿔싸, 무릎을 치게 만드는 말이다. 뒤돌아 생각해보니 올해는 유독 불만이 많았다. 특히 맞벌이를 하다보니 갑자기 터진 감염병 사태에 어쩔 줄 몰라 발을 동동거리며 대안을 찾아 헤맨 적이 하루이틀이 아니다. 부부가 돌아가며 연차를 썼고 연차가 소진된 이후에는 친정엄마 찬스, 지인 찬스 등 별의별 수단을 총동원했다. 그러면서 늘 불만을 늘어놓곤 했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조금씩 상황은 나이지고 있었다. 유치원을 보내지 못했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긴급보육 덕분에 매일같이 보낼 수 있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0회→1회→3회로 갈수록 등교횟수가 늘고 있다.  

물론 아직 코로나 상황이 끝난 것도 아니고 언제 또 다시 대유행 국면에 접어들지 모른다.  어쩌면 다시 일상이 멈출지도 모르겠다. 그런 와중에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들을 생각하면 감사할 일들이 참 많다. 그래도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볼멘소리보다는 감사하는 마음이 더욱 필요한 때다.

/고아라 편집부장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