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다시 증시 떠나나…전문가 "추세전환 아냐"
외국인, 다시 증시 떠나나…전문가 "추세전환 아냐"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0.09.02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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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서 2.8조원 순매도…한달만에 다시 '팔자'
글로벌 경기지표 회복세·풍부한 정책동력으로 대규모 이탈 없을듯
외국인 유가증권시장 순매수 추이(단위: 원).(자료=한국거래소)
외국인 유가증권시장 순매수 추이(단위: 원).(자료=거래소)

올해 7월 국내 증시에서 6개월 만의 순매수를 보였던 외국인이 지난달 다시 순매도세로 돌아서며 외국인 증시 이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런 외국인 순매도가 추세적 전환은 아니며, 코로나19 패닉이 극심했던 지난 3월과 같은 대규모 이탈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8000억원 어치 주식을 팔아치우며 다시 순매도세로 돌아섰다. 지난 7월 1조790억원 어치를 사들이며 6개월 만의 순매수를 기록한 지 한 달 만에 다시 순매도 전환된 셈이다.

특히, 지난달 31일 외국인은 코스피 종목 1조6000억원 가량을 팔아치웠다. 외국인 자금이 일일 1조원이상 순매도를 기록한 것은 코로나19 공포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3월17일 이후 처음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31일에는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지수의 리밸런싱을 앞두고 외국인의 기계적 매도물량이 많았다"며 "지난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 것에 대한 실망감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이런 매도세를 추세적인 흐름으로 보긴 어렵고, 여전히 국내증시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우선 국내 수출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 지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국제적인 정책 동력도 아직 유효하다는 주장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국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9.9% 감소하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촉발됐던 지난 2월 이후 6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으나, 7월 7.1% 감소에 이어 2개월 연속 한 자리 대 감소 폭을 보였다"며 "미국과 유럽연합(EU), 중국 등 주요국을 중심으로 한 수출도 양호한 개선 추세를 보이며 경기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지난 3월 패닉 장세 당시 정책 부재·무용론이 투자심리를 위축한 주된 원인이었던 것과는 정반대로 이번에는 정책 동력이 충분히 유입된 상황이고, 추가적인 재정정책 여력도 남아있다"며 "지난 4월 글로벌 경제활동이 재개된 이후 글로벌 경기회복세는 뚜렷하며, 글로벌 신용경색 리스크도 재발할 우려가 낮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2차 확산세를 보이는 주요국이 과거처럼 경제를 봉쇄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전망에 힘을 보탠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6~8월경 2차 감염이 일어났던 호주는 치명률이 3월보다 낮다는 것이 확인되자 경제 개방을 재개했다"며 "2차 유행 우려가 나타난 이탈리아 등 여타 국가에서도 점진적인 경제 재개에 나서고 있어, 코로나 확산 초기와 같은 대규모 '셧다운'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 발생할 수 있을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에는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 대부분은 미국의 경기 회복 속도가 느려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고, 실제 미국 소비심리지표를 비롯한 대부분 경기 지표는 확장세가 멈추거나 둔화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최근 현지 기관들과 개인들이 적극적인 시장 대응을 줄이고 있는 점을 미뤄봤을 때, 이달 중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