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기업 일방적 철수 방지할 입법 마련해야"
"외국계 기업 일방적 철수 방지할 입법 마련해야"
  • 강은영 기자
  • 승인 2020.07.29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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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 "모기업, 한국 현실 외면한 경영 방침"
안정성·수익성에 집중…금융 공공성 훼손 주장도
정의당 강은미 국회의원과 류호정 국회의원 주최로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다국적기업 노사관계 개선을 위한 토론회'가 진행됐다. (사진=강은영 기자)
지난 28일 정의당 강은미, 류호정 국회의원 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다국적기업 노사관계 개선을 위한 토론회'가 진행됐다. (사진=강은영 기자)

외국계 기업의 일방적 철수를 방지하기 위해 관련 입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노동조합은 모기업이 한국 현실을 외면한 경영 방침을 세워 토착경영에 실패하고, 안정성과 수익성에만 집중해 금융 공공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강은미 국회의원과 류호정 국회의원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다국적기업 노사관계 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금융권 노동조합 대표자들이 참석해 금융권 외국계 기업의 문제점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동수 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 겸 SC제일은행노동조합 위원장은 SC제일은행 해외매각 사례를 통해 외국계 기업에 대한 문제점을 설명했다.

제일은행은 IMF 위기로 지난 2000년 미국계 사모펀드인 '뉴브리지캐피탈'에 5000억원에 매각됐다. 이후 2005년에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은행'에 또다시 매각되면서 지금의 SC제일은행으로 이름을 바꿨다.

김동수 수석부위원장은 "SC그룹은 한국법인 현실을 외면하고, 일관주의와 과도한 경영개입으로 비효율적인 조직개편을 반복하고 있다"며 "또, 하나의 은행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과 커머셜, 리테일 등 여러 세그먼트로 분리해 운영하며, 한국법인의 토착경영이 부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안정성과 수익성 위주의 소매금융에만 치중하며, 저수익고객을 퇴출시키는 무리한 원칙을 세우며 금융 공공성을 훼손시키고 있다"며 "SC제일은행의 특수성과 자율권을 인정하지 않고 그룹 일관주의만 고수해 금융기관으로서의 공공성 기능을 다 하지 못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2금융권 노동조합이 모인 황복연 사무금융연맹 부위원장은 외국계 기업의 횡포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조합이 힘을 하나로 모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황 부위원장은 "외국계 기업이라고 하면 좋은 복지와 높은 연봉을 받을 거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밤샘 근무와 적은 연봉을 받는 경우가 많다"며 "외국계 기업의 횡포를 더 방관하지 않기 위해서는 여러 노동조합이 하나로 모여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법적인 방지대책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을 통해 외국계 기업의 일방적 철수를 방지하고, 그곳에서 일하는 근로자를 보호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자본 철수 시 사전에 해당 기업에 대한 특별근로감독과 세무조사를 할 수 있도록 의무화해, 탈세 등을 규제할 수 있는 다양한 법적 장치들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y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