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결국 ‘불펜행’
박찬호, 결국 ‘불펜행’
  • 전민준기자
  • 승인 2009.05.20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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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겠지만 최선 다하겠다”
박찬호(36.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결국 선발 로테이션에서 탈락했다.

AP통신은 20일(이하 한국시간) 박찬호가 불펜으로 내려가고 대신 J.A. 햅(27)이 선발로테이션에 합류했다고 보도했다.

MLB.com 필라델피아 담당 기자인 토드 졸레키 기자도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박찬호가 선발로테이션에서 탈락하고, 햅이 선발 기회를 잡았다”고 밝혔다.

박찬호는 졸레키 기자와 인터뷰에서 “내가 원하던 선발 자리를 잃게 돼 실망했다”면서 “하지만 지난해 나는 불펜투수로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

쉽지는 않겠지만 불펜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박찬호는 “나는 압박을 받고 있었다.

스프링캠프 때처럼 던지고 싶었지만 주위에서 ‘선발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결국 내 자신에게 부담을 주었다.

그동안 선발 기회를 주신 것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박찬호의 선발 탈락은 어느정도 예견이 됐던 일이다.

최근 기복이 심한 피칭으로 경쟁자인 햅과 선발자리를 맞바꿀 것이라는 현지 언론 보도가 워싱턴전 이후 꾸준히 제기됐다.

필라델피아 코칭스태프는19일 최근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선발 로테이션을 두고 장시간에 걸친 회의를 가졌고, 결국 박찬호를 선발 로테이션에 제외시켰다.

박찬호는 지난 7일과 13일 각각 뉴욕 메츠(6이닝 무실섬)와 LA 다저스전(6이닝 2실점)에서 연달아 호투하며 선발 잔류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지난 18일 워싱턴전에서 1⅓이닝 동안 5실점하고 조기 강판으로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크게 잃은 것이 이날 탈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박찬호의 올 시즌 성적은 1승1패 평균자책점 7.08. 반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햅은 올시즌 12번 구원등판해 방어율 2.49에 2승을 거두고 있다.

햅은 “선발 기회를 잘 살려 보겠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한편, 필라델피아 코칭스태프는 19일 코칭스태프 회의에서 박찬호의 선발 제외와 함께 콜 해멀스와 제이미 모이어의 등판을을 맞바꾸기로 결정했다.

최근 3차례 등판에서 12⅓이닝 동안 19점을 내주는 극심한 난조에 빠진 모이어와 최근 살아나고 있는 해멀스의 등판 일을 조정한 것. 이에 따라 해멀스는 20일 신시내티와의 원정 3연전 첫 경기에 등판하고, 모이어는 다음날 신시내티 원정 2차전에 등판하게 된다.

매뉴얼 감독은 최근 살아나고 있는 해멀스를 20일 뉴욕 양키스전에 투입할 수 있게 됐다.

또, 모이어에게는 하루 휴식을 준 뒤 21일 신시내티전을 치르고 26일 모이어가 강점을 보인 플로리다와의 홈 3연전 첫 경기에 투입한다.

모이어는 플로리다를 상대로 통산 13차례 등판, 12승 1패 평균자책점 2.84로 아주 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