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저런] 인천 물 담당자들의 물갈이가 필요한 때
[e-런저런] 인천 물 담당자들의 물갈이가 필요한 때
  • 신아일보
  • 승인 2020.07.1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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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붉은 수돗물 사태로 홍역을 치뤘던 인천에서 이번엔 유충이 잇따라 발견돼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9일 첫 신고가 접수됐지만 시가 이와 관련된 회의를 진행한 것은 지난 13일이다. 시는 그날 오후에서야 유충이 깔따구류의 일종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깔따구류가 인체에 유해하다고 확인된 바 없다는 명언도 함께 덧붙였다. 하지만 신고를 접수한 지역 3만6000여가구에 직접 음용을 자제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앞뒤가 제대로 다른 인천시의 행정이다. 4일씩이나 뭘 하다가 느즈막히 회의를 진행한건지 시민으로서 분노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게다가 유해하다고 확인되지 않았지만 먹지는 말라는 첨언 자체가 뒷목을 잡게 만든다.

더운 날씨가 계속되면서 먹는물 뿐만 아니라 씻거나 빨래를 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여간 찝찝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지만 인천시에서는 음용을 자제하라는 권고 외에는 입을 꾹 닫은 상태다.

심지어 인천광역시 상수도사업본부 홈페이지에는 수돗물 유충과 관련된 사과문은 커녕 ‘가장 안전하고 깨끗하게 마실수 있는 물’이라는 슬로건이 걸려져 있으며 유충이 발견된 지역답지 않게 매우 평화로워 보이기까지 하다. 상수도소식이라는 카테고리에서 ‘유충 발생 관련 주민 안내 Q&A’라는 글로만 유충에 관한 소식을 접할 수 있다. Q&A를 읽어본다해도 유충에 관한 궁금증이나 답답함은 해소되지 않는다. 집에서 유충이 발견되면 신고해달라, 음용은 하지말고 세탁은 가능하다, 원하는 가정에는 미추홀참물(병물)을 제공하겠다 등의 내용 뿐이다.

심지어 공촌정수장에서 물을 보급받는 지역에는 음용 자제 권고라도 했지, 부평정수장 관할 지역에서는 수차례 문의를 해도 ‘아직 조사중이라 드릴 말씀이 없다’ 뿐이다. 적어도 음용여부에 대해서는 일괄된 목소리를 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관내 주민들이 물과 관련해 크나큰 혼선을 빚고 있는데도 여전히 ‘조사중’이라는 말로만 일관하니 속이 터질 지경이다.  

같은 수도세를 내고도 늘 최악의 수질로 보답을 하는 인천시의 행정이 답답하기만 하다.

지난해 붉은수돗물 사태 이후인천시는 대대적으로 상수도본부의 조직 쇄신을 단행한 바 있다. 그리고 고작 1년쯤 지났다. 1년만에 또 말썽인 것이다. 혹시 나태함이 문제라면 또 물갈이가 필요한 때인 듯 하다.

고아라 편집부장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