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저런] 성실히 일했는데 세균덩어리?
[e-런저런] 성실히 일했는데 세균덩어리?
  • 신아일보
  • 승인 2020.06.03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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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하게 자신이 맡은 일을 다 하고도 따가운 시선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쿠팡맨’이라 불리는 쿠팡물류센터 직원들이다.

최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쿠팡 배송기사 A씨가 “사람을 만나면 괜히 미안해서, 사실 눈치가 보여서 마스크를 올리며 숨을 참아야 했다”는 내용이 담긴 글을 게재됐다. 

경기도 부천 물류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이후 일부 사람들이 이들을 기피대상으로 여기는 데 따른 것이다.

A씨는 배송 중 누군가 ‘세균덩어리’라고 비난하는 말을 들었다며 ‘내가 뭘 잘못한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호소했다.

A씨를 비롯한 ‘쿠팡맨’들은 생계를 위해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또 코로나19 사태 이후 갑작스럽게 늘어난 배송물량을 맞추기 위해 누구보다 바쁜 하루하루를 보냈다.

이들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생수‧쌀 등 생필품 주문량이 늘어나면서 높아진 업무강도를 견뎠지만 한순간에 ‘바이러스 덩어리’라는 눈총을 받게 된 것이다.

현재 근무 중인 배송기사들은 밀접접촉자가 아니거나 진단 검사에서 음성판정을 받아 ‘안전한’ 사람들이라고 확인 받았음에도 말이다.

물론 코로나19 장기화에 지치고 감염이 두려운 마음은 이해된다. 하지만 그 두려움이 타인을 힐난하는 방향으로 어어진다면 언제까지 계속 될지 알 수 없는 코로나19와의 전쟁이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코로나19 종식을 눈앞에 두고 ‘수도권 재확산’이 시작된 지금, 누군가에 대한 혐오와 비난이 아닌 함께 이겨내자는 마음으로 위기를 극복해야겠다.

권나연 스마트미디어부 기자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