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저런] “우리는 괜찮아”
[e-런저런] “우리는 괜찮아”
  • 신아일보
  • 승인 2020.04.28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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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주말 어느 날, 한 음식점에 단골손님으로 보이는 A씨가 들어섰다. 음식점 사장인 B씨는 모처럼 들른 A씨를 반갑게 맞이했다.

찌개 하나를 주문한 A씨는 테이블에 앉아 텔레비전을 응시했고 그런 그를 보며 B씨는 잘 지냈느냐며 내일은 뭐할 것이냐고 질문을 이어갔다.

A씨는 B씨의 질문에 “내일은 우리 교회 모임이 있어서 나가봐야해”라며 웃었다. 그러자 B씨는 “아니 코로나 때문에 난리인데 무슨 교회야”라며 다그쳤다.

A씨는 “우리 교회는 괜찮아”라며 머쓱한 표정을 지었고 이후 두 사람은 교회 가는 것을 두고 한동안 “괜찮네” “안 괜찮네”하며 옥신각신했다.

A씨의 항변은 이랬다. 교회 예배를 보는 게 아닌 간부들의 모임이고 때문에 권사로 있는 본인은 당연히 참석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또 마스크, 소독제, 거리두기 등을 이용한 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고 경찰이나 언론,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도 나와 점검을 계속 하기 때문에 코로나19에 걸릴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B씨는 “그래도 하지 마란 것은 하지 좀 말지. 교인들은 왜 그렇게 말을 안 들어”라며 핀잔을 줬고 A씨는 “우리 교회는 괜찮아 괜찮아”라며 그를 달랬다.

최근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거의 나오지 않자 사람들은 한숨 돌리며 안심하고 있는 듯 한 모습이다. 그러나 정부는 연신 “방심하지 말고 재유행에 대비해 경계를 늦추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우리는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어디선가 나도, 우리도 “괜찮아, 괜찮아”하며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잊고 있는 건 아닌지 말이다.

[신아일보] 이인아 스마트미디어부 기자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