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유통시장의 변화를 채찍질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여파는 유통시장에서 낮은 가격과 배송 등의 전략을 내세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가 매섭게 성장하는 환경을 만들었다.
실제 지난 2017년 대형마트의 소매판매액은 15.7%로 크게 줄어든 가운데, 전통시장(10.5%)과 격차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형마트의 판매액이 줄어든 자리는 온라인쇼핑(28.5%)과 슈퍼마켓(21.2%)이 차지했다.
이런 온라인 쇼핑의 지난해 거래액은 전년 대비 18.3% 증가한 134조5830억원으로 나타났다. 또, 온라인 쇼핑의 올해 1월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5.6% 늘어난 12조3906억원을, 2월엔 전년 동월 대비 24.5% 증가한 11조9618억원으로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유통시장에서 오프라인 시장은 줄어든 반면, 온라인 시장의 성장세는 뚜렷해지고 있다. 시장은 이미 온라인 시장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점을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롯데도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해 4월28일 ‘한국판 아마존’을 표방한 통합 온라인 플랫폼 ‘롯데온(ON)’을 출범한다. 롯데온은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롯데슈퍼, 롯데홈쇼핑, 롯데하이마트, 롭스, 롯데닷컴 등 그룹 내 7개 유통 계열사의 온라인 역량을 집중한 플랫폼이다.
롯데쇼핑은 롯데멤버스가 보유한 3900만명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개인 맞춤 솔루션’을 제공하고, 전국 1만5000여개 오프라인 매장과 연동한 ‘O4O(On-line for Off-line) 전략’에 인공지능(AI) 분석 온·오프라인 구매 트렌드 데이터 기반의 ‘판매자 상생 모델’을 소비자에게 적용한다. 롯데온은 또 전국 매장을 활용해 온·오프라인 경계 없이 서비스를 운영한다.
업계 안팎에선 롯데온이 후발주자로 이(e)커머스 시장에 진출한 후 해당 시장의 판도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다.
이를 두고 오프라인 유통 1위인 롯데의 참여가 시장을 더욱 키우는 계기가 될 것이란 의견과 롯데라도 눈에 띄는 차별점이 없어 고전을 면치 못할 수 있단 의견이 나온다.
이는 대형 유통기업 때문에 골목상권이 죽는다는 우려를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로 만드는 대목이기도 하다. 유통시장 상권은 규모와 플랫폼을 떠나 완전시장경쟁을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갔다는 풀이도 나온다.
상황은 이렇지만, 대형 유통기업을 규제하는 정책은 여전히 전체 시장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상 3000제곱미터(㎡) 이상 면적을 이용하는 대형마트는 매월 공휴일 중 2일의 의무휴업하고,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시간을 제한받고 있다.
반면, 시장 거래액이 130조원이 넘은 이커머스나 식자재마트는 규제를 적용받지 않고 있다. 식자재마트의 경우, 최근 생활용품과 사전제품까지 상품군을 다양화하면서 대형마트를 위협하고 있다.
이는 대형복합쇼핑몰에 입점한 중소 자영업자들이 복합쇼핑몰에 입점했다는 이유만으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또 다른 우려를 만든다.
정부는 시장이 진흥하는 정책에 심혈을 기울였겠지만, 이러한 정책은 시장 환경의 변화를 역행하는 규제가 됐다.
이달 21대 총선이 마무리된 가운데, 그간 정쟁을 이유로 계류됐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의 본회의 통과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만큼 이번 국회는 유통시장 환경의 변화를 온전히 담은 발전법을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