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에 전세로 옮겨가는 내 집 마련 수요
정부 규제에 전세로 옮겨가는 내 집 마련 수요
  • 천동환 기자
  • 승인 2020.02.28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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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전체·지방 주요 도시서 물량 부족 현상
2020년 2월 시·도별 전세수급지수. (자료=국민은행·리얼하우스)
2020년 2월 시·도별 전세수급지수. (자료=국민은행·리얼하우스)

정부가 주택구매 자금 대출에 대한 규제 강도를 높이면서 내 집 마련 수요가 전세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 전체와 지방 주요 도시에서 전세 물량이 수요 대비 부족한 것이 수치로 나타났다.

28일 아파트 분양평가 전문회사 리얼하우스가 KB국민은행 시세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달 전국 전세수급지수는 평균 157.7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8.8p 올랐다.

이는 지난 2016년 11월 164.4를 기록한 후 40개월 만에 최고치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 수요 대비 공급 수준을 나타낸 지표다. 수치가 높을수록 전세 공급 부족을 나타내고, 낮을수록 수요 부족을 의미한다. 전세 수급이 균형 상태일 때는 100이며, 최댓값은 200이다.

지역별 전세수급지수를 보면 서울이 160.8을 기록한 데 이어 인천 159.2, 경기 150.4 등으로 수도권 전세 공급이 수요에 비해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해 2월 87.5던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년 새 73.3p 급등했다. 경기 지역도 83.7에서 66.6p나 올랐다.

지방에서도 전남과 세종, 대구는 전세수급지수가 180을 넘어서는 등 전세난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12월 정부가 발표한 12·16 대책으로 대출 규제가 심해진 상황에서 공급 부족으로 전세가격이 요동치면 갭투자가 다시 성행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기도 한다.

김병기 리얼하우스 분양평가팀장은 "12·16대책 후 대출이 까다로워지면서 주택 구입이 어려워졌고, 이로 인해 내 집 마련 수요가 전세로 옮겨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지금 당장 집을 구매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있어 집 장만을 늦추는 부위기도 전세 수요가 늘어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대구, 세종, 전남, 광주 등 주요 지역에서 전세 품귀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가 전세가격마저 치솟으면 전세 끼고 주택을 장만하려는 투자수요가 늘 것"이라며 "대구시청 이전 호재가 있는 달서구와 입주 물량 감소로 전세수급이 어려워지고 있는 세종시 등이 주요 타깃 지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 달서구에서는 다음 달 '뉴센트럴 두산위브더 제니스' 분양을 시작으로 올해 16개 단지 총 1만6000여 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세종시에서는 올해 1-1생활권 M8블록 461가구를 비롯해 총 6곳에서 4400여 가구를 분양이 예정됐다.

또, 광주에서는 '힐스테이트 첨단'을 비롯해 총 19개단지에서 1만4000여가구가 청약자들을 맞는다.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