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친환경車 정책 ‘헛바퀴’…주유소 전기차 충전기 설치 59곳
산업부 친환경車 정책 ‘헛바퀴’…주유소 전기차 충전기 설치 59곳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7.16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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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 확대 위한 설치 완화에도 정유업계 호응 적어
낮은 수익성·설치공간 확보 문제…정유사 사업계획도 더뎌
서울 전기택시 (사진=서울시)
서울 전기택시 (사진=서울시)

3년 전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유소 내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 등 전기차 인프라 확대를 위해 설치 기준을 대폭 완화했지만, 낮은 수익성·공간 확보 문제 등의 이유로 정유업계의 호응이 낮아 관련 정책과 현장에서의 괴리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전국 약 1만2000곳에 달하는 주유소 가운데 전기차 충전기가 설치돼 사용할 수 있는 곳은 59곳에 불과하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8곳, 부산 8곳, 경기 7곳, 경북 10곳, 전남 6곳이다. 업체별로는 SK에너지 27곳, GS칼텍스 14곳, 현대오일뱅크 7곳, 에쓰오일 6곳 등이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지난 2016년 8월 ‘주유소 전기차 충전기 설치에 관한 위험물 안전관리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전기차 충전기 설치 기준을 대폭 완화한 바 있다.

당시 산업부는 주유소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주유소협회, 석유유통협회, 석유협회, 정유 4사 등에 충전기 설치 협조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유소 내 전기차 충전기 설치는 더디기만 하다. 업계에서는 충전기를 운영해도 수익성이 좋지 않고 충분한 설치 공간을 가진 주유소도 많지 않은 게 가장 큰 이유라고 보고 있다.

우선 충전 수요가 많지 않다. 지난 6월 말 기준 전기차 등록 대수는 7만2814대로 전체 2344만4165대의 0.3% 수준에 불과하다.

또 충전요금도 지나치게 저렴해 전기차 한 대를 완충해도 업자에게 돌아오는 수익은 1000원대 머물러 수익성이 거의 없는 수준이라는 게 주유소 업자들의 전언이다.

이외에도 20∼30분 정도 소요되는 충전 시간 동안 필요한 정차 공간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도 잇따라 주유소 내 전기차 충전기 설치를 발표했지만 각각 목표 설치 개수가 전국 15곳, 10곳 수준에 불과했다. 에쓰오일의 경우 더 이상 사업 진출 계획을 세우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 문제나 충전 시 정차 공간 확보 등의 이유로 주유소 내 전기차 충전기 설치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확충되거나 하는 등 현재로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