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앞두고 구제역 발생…추가 확산에 촉각
설 앞두고 구제역 발생…추가 확산에 촉각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01.29 14: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성 젖소농가서 O형 구제역 확진 판정…해당농가 살처분
경기·충청 ‘스탠드스틸’…30일까지 인근 6개 시·군 백신접종
정부 “설 연휴 포함 3주간 대응 구제역 확산 분수령 될 것”
올 들어 첫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도 안성시의 젖소 농가에서 29일 오전 방역차가 주변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 들어 첫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도 안성시의 젖소 농가에서 29일 오전 방역차가 주변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설 연휴를 앞두고 경기도 안성지역 젖소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올 들어 처음이자 지난해 3월 김포 양돈장에서 발생한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29일 아침 긴급히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방역상황을 점검하는 등 대규모 이동이 많은 설 명절기간 구제역 추가 확산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2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8일 경기 안성 소재 120여두의 젖소를 키우는 농가에서 구제역 의심환축이 발견돼 방역당국이 정밀검사를 진행한 결과 혈청형 O형의 구제역 확진으로 판정됐다. 다만 해당농가는 지난해 10월말 구제역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김현수 농식품부 차관은 29일 오전 브리핑에서 “백신접종을 했더라도 면역력이 높을 수도, 떨어질 수도 있다”며 “개체 특성에 따라 구제역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일반적인 학계의 의견이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구제역 확진 판정에 따라 해당농장 출입차단과 함께 전체 가축을 긴급 살처분했고,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해 경기도는 물론 인접지역인 충청남·북도와 대전·세종시에 일시이동중지(Standstill·스탠드스틸)를 발령한 상태다. 스탠드스틸은 축산농장 및 작업장 등에 가축· 사람·차량·물품 출입을 일시 중지시키는 조치다.

추가 감염에 대비해 구제역 발생 농장 500m 반경에 있는 9개 농가에 사육 중인 소·돼지를 비롯한 우제류(발굽이 2개인 가축)를 대상으로 정밀검사를 진행해 양성반응이 나올 경우 살처분을 진행할 방침이다. 

현재 안성지역 우제류 사육규모는 44만두로 구제역 발생 이후 긴급 백신접종이 이뤄진 상황이다. 방역당국은 30일까지 양일간 이천·용인·평택·천안·진천·음성 등 인근 6개 시·군까지 확대해 약 139만두의 우제류 가축에 백신접종을 완료할 계획이다.  

또한 전국 6500여개 젖소농장에 대한 구제역 일제검사 실시와 함께 우제류 농장의 임상예찰이 강화된다. 

정부는 대규모 이동이 예상되는 설 연휴를 앞둔 만큼 앞으로 3주간의 대응이 구제역 확산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29일 긴급대책회의를 주재한 이낙연 총리는 “강력한 초기대응으로 조기에 차단하지 않으면 설 연휴에 구제역이 확산될 수도 있기 때문에 각 지자체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과감하고 신속하게 초동방역을 취해야 한다”며 “안성지역은 물론 경기·충청 등 다른 지역도 백신접종 여부와 항체 형성율을 재점검하고 추가접종 등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잠복기가 평균 14일인 구제역 바이러스는 매우 빠른 속도로 전파되는 게 특징이다. 국내에서는 2000년에 첫 발병한 이후 특히 2010∼2011년 겨울과 2015∼2016년 겨울에 크게 확산돼 축산농가에 큰 피해를 입힌 바 있다.

한편 29일 오후 안성시 양성면 한우농장에서도 구제역 의심 신고가 접수돼 방역당국이 정밀검사를 진행 중이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