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4Q 실적 추락, 권봉석 사장 무거워진 어깨
LG전자 4Q 실적 추락, 권봉석 사장 무거워진 어깨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9.01.10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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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업계 전망치보다 훨씬 부진…권 사장 겸임 HE·MC부문 나란히 지적
‘펜타 카메라’ V40의 부진, 스마트폰 시장 축소로 실적 개선 쉽지 않아
올레드 TV 판매량 성장세 예상 하지만…프리미엄 시장 경쟁 두고봐야
권봉석 LG전자 MC/HE사업본부장 사장 (사진=LG전자)
권봉석 LG전자 MC/HE사업본부장 사장 (사진=LG전자)

권봉석 LG전자 MC/HE사업본부장 사장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지난 7일 발표한 잠정실적이 증권가 예상치보다 크게 밑돌며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나와서다. 특히 권 사장은 부진 원인으로 TV와 스마트폰 등 지난해 겸임을 맡은 사업이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올해는 필히 실적을 개선해야하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

LG전자는 지난 7일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으로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15조7705억원, 영업이익 75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분기 매출액은 2.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89.9%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으로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5%와 85.4% 급감했다.

앞서 증권가에서 LG전자 실적 전망을 이전보다 낮췄지만 그래도 2000억원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4분기 사업은 기대보다 더 부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적 전망치를 조정하며 “스마트폰 판매 부진으로 예상과 달리 적자가 지난해 3분기 대비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며 “HE(Home Entertainment)가 OLED(Organic Light-Emitting Diode, 유기발광다이오드) TV 판매 증가에도 불구하고 연말 프로모션으로 인해 수익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도 주된 요인”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매년 에어컨 성수기와 맞물려 상고하저의 실적을 보였다. 2016년의 경우 1분기 영업이익은 5052억원이며 4분기 352억원 적자, 2017년 같은 기간 9215억원과 3668억원을 기록했다. 에어컨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기대할 수 있는 TV와 모바일이 지난해 3분기에 부진한 점이 아프다.

증권가의 실적 조정에서 나타난 골칫거리는 특히 MC부문이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MC(Mobile Communications)부문 실적을 조정 전 1260억원에서 조정 후 2040억원으로 800억원가량 적자폭을 늘리면서 “V40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스마트폰 출하량 부진이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펜타 카메라를 앞세워 올해 10월 야심차게 출시한 V40이 4분기에 좋은 성적을 보이지 못했다. 미래에셋대우는 LG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이 지난해 3분기 1040만대에서 4분기 942만9000대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올해 스마트폰 시장 축소가 예상되면서 실적 개선이 쉽지 않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의 경우 2019년 산업 성장률이 전년 대비 –0.6%로 전망되는 가운데 LG전자의 시장 지위에 큰 변화가 없어 볼륨 성장이 어려울 것”이라며 MC부문 매출이 지난해보다 1조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HE부문은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 홍보비는 일회성이며 올레드 TV 판매량이 글로벌 시장에서 늘어가고, 물량도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 TV 패널 생산량 증가에 따라 해결될 전망이다.

권 사장은 CES 2019 기자 간담회에서 "전체 TV 시장 정체 속 올레드 TV 시장은 향후 3년간 2000만대로 대폭 확대될 전망"이라며 “프리미엄 TV 시장 내 올레드 TV의 지위는 더욱 확고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의 패널 생산량은 지난해 280만대와 올해 400만대, 내년 650만대, 2021년 1000만대로 예상된다. 다만 LG디스플레이가 올레드 TV 패널을 독점 생산하고 있기에 이 물량은 15개에 이르는 글로벌 올레드 TV 제조업체가 나눠 가진다.

올레드 TV 판매 확대는 권 사장에게 프리미엄 제품군을 중심으로 한 수익성 개선 의무와 맞물린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LG전자의 올레드 TV 판매량은 지난해 165만8000대에서 248만4000대로 49.8%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전체 판매량은 같은 기간 2691만5000대에서 2672만6000대로 18만9000대가 오히려 줄 것으로 전망한다.

우려점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2500만달러 이상, 75인치 이상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QLED 8K와 올해 마이크로 LED를 앞세워 이미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 중이기에 후발주자로 나서는 점이다.

고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TV 사업의 시장 지배력 유지를 위해 경쟁 비용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김록호 연구원은 “TV는 물량은 올 하반기에 집중되지만 마케팅 비용이 최소화되는 상반기에 수익성이 양호하다”며 상반된 의견을 내놨다.

sh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