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갑’ TV홈쇼핑 보험 사라질까
‘민원 갑’ TV홈쇼핑 보험 사라질까
  • 우승민 기자
  • 승인 2018.04.09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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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보험 믿을 수 있나요?” “가입해도 괜찮을까요?”
(사진=아이클릭아트)
(사진=아이클릭아트)

온라인 속을 파고든 누리꾼들의 TV 홈쇼핑 보험 가입 문의가 앞으로는 점점 줄어들 전망이다. 보험사들이 TV 홈쇼핑 보험 광고를 속속 중단하고 있어서다.

이는 ‘금융권 저승사자’라고 불리는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취임과 깊은 연관이 있다. 김기식 원장은 2014년 국정감사에서 최수현 당시 금감원장에게 TV홈쇼핑 보험 판매 문제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2014년 TV홈쇼핑 관련 피해구제 신청이 가장 많은 품목 1위는 ‘보험’이었다. TV 홈쇼핑 보험은 가입 시 계약내용을 사실과 다르게 설명하거나 불리한 사실을 설명하지 않아 고객 민원이 높은 상품으로 꼽혔다. 이 때문에 김 원장은 보험사의 TV 홈쇼핑 보험 광고를 전면 중단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보험업계는 김 원장이 TV 홈쇼핑 광고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지금도 바뀌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대형보험사는 아예 TV 홈쇼핑 광고를 중단했고 일부 중소형 보험사는 중단하거나 점차적으로 줄이는 방향을 고민 중이다.

실제 AIG손해보험은 최근 홈쇼핑 판매를 완전 중단하기로 했다. 지난해 홈쇼핑을 통해 772억원어치의 보험을 판매했고, 전체 수입보험료에서 15.2%를 차지할 만큼 수익이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달 말 내부 논의 끝에 전면 판매를 금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AIG손보 관계자는 “내부 분석 결과 효율성이 낮다고 판단돼 사업을 지속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 중순까지 3개 홈쇼핑 채널에서 판매한 TV 홈쇼핑 보험 광고를 1개 채널로 줄였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채널은 줄였지만 중단할 계획은 아직 없다”면서 “(금융)당국에서 판매를 중지하라고 하면 그 때 생각해 보겠다. 아직은 상황만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신한생명도 “금융당국에서 방향성 제시가 나온 것이 없어 내부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논의만 하고 있는 중”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라이나생명은 TV 홈쇼핑 채널을 계속 이어갈 것이란 입장이다. 라이나생명 관계자는 “아직까지 중단할 계획도 없고 검토되고 있는 것도 없다”며 “금감원에서 홈쇼핑 판매에 대해서 입장을 내놓은 것도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홈쇼핑 보험 판매는 지난 2003년 허용된 후 연평균 40% 가까운 성장률을 보이다가 2014년을 기준으로 하향곡선을 그렸다. 특히 지난해는 전년 대비 16.5% 쪼그라들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TV 홈쇼핑 보험광고에 제약이 생긴다면 라이나생명과 AIA생명이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보험사들이 판매 채널을 축소거나 중단하는 쪽으로 움직여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