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에 대한 1000억달러(약 106조원) 규모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대응을 통해 즉각 반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열린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에 추가로 관세를 부과할 경우 즉시 보복할 것이며, 준비책도 이미 마련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가오 대변인은 "미국은 심각하게 상황을 오판했고, 미국의 조치는 지극히 잘못된 행동을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러한 행동의 결과는 그들 스스로를 해치 뿐"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 1000억 달러 관세 목록을 공개한다면 우리는 주저하지 않고 즉시 강력한 반격을 할 것"이라며 "우리는 충분한 준비를 했고, 망설이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가오 대변인은 또 미국 측이 미·중간 무역갈등과 관련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실제 상황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그는 "많은 미국 관료들이 양국이 대화를 하고 있다고 시사하고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라며 "일정 시간 동안 양측 재경 관리 사이에 무역충돌과 관련해 어떠한 담판도 진행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는 무역 문제를 둘러싼 양자 대화를 더욱 어렵게 만들 뿐"이라고 지적했다.
가오 대변인은 "이는 일방주의와 다자주의의 싸움이자 보호주의와 자유무역의 싸움"이라며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이 위협받으면 경제 국제화가 저해돼 경기 회복이 지체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중국의 핵심 이익에 해로우며 세계 공동 이익에는 더욱 해롭다"며 "이런 중요한 문제를 마주하며 결연하게 싸워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오 대변인은 미국이 지금보다 더 강한 조치를 한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이미 마지노선 사고방식에 따라 미국이 한 단계 더 강한 행동을 할 것에 대비해 준비를 마쳤다"면서 "이미 매우 구체적인 보복 조치를 짜놓았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인의 일 처리 방식은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지만 만약 누군가 싸움을 건다면 철저하게 싸움에 대응한다"면서 "우리는 예로부터 일을 함에 있어 진지하고 이야기한 것은 반드시 실행한다"고 경고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3일 전자제품과 항공 등 중국산 수입품 1300개에 최대 25%의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했다. 이에 중국은 대두, 자동차, 화학 제품 등 미국산 16개 분야 106개 품목에 최대 25%의 맞불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트럼프 미 대통령은 또 지난 5일 중국에 대한 10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미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했다. 이는 중국의 맞불 관세에 또 다시 보복으로 대응하면서 규모는 2배로 늘린 것이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
저작권자 © 신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