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삼성이 다스 소송비 대납 의사 밝히자 크게 반색"
"MB, 삼성이 다스 소송비 대납 의사 밝히자 크게 반색"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8.03.20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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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K 떼인돈' 140억 '이자까지 받아내라'고 지시
검찰 조사를 마친 이명박 전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나와 귀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검찰 조사를 마친 이명박 전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나와 귀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다스의 해외소송을 보고받으며 대응방안을 직접 지시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또 이 전 대통령은 미국 로펌에 BBK투자금 140억원의 원금은 물론 이자까지 받아내라고 주문하고, 삼성이 자금지원 의사를 전달하자 크게 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해 조사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다스의 BBK투자금 140억원 반환 소송에 깊은 관심을 두고 직접 지시를 내렸다.

특히 소송을 맡은 에이킨검프가 김경준씨 측과 합의 절차에 들어가자 이 전 대통령은 "이자까지 받아내라"라는 지시를 내렸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대선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다스가 소송비용으로 경영난을 겪자 해결책 마련에 부심하던 중 삼성이 자금지원 의사를 전달받았다.

당시 삼성은 당선이 유력했던 이 전 대통령 측에 소송비 대납의사를 전달해 향후 검찰 수사에 따라 이건희 회장이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사면을 기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들은 이 전 대통령은 적극 수용하며 삼성이 다스의 미국 소송비를 대납하는 과정을 김석한 변호사를 통해 보고받고 직접 승인했다. 삼성의 소송비 대납 비용은 총 68억원에 달한다.

삼성은 이 전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다스 소송비 상납을 이어갔다. 이는 소송과의 별도의 돈이었다.

삼성은 에이킨검프를 활용해 '소송비용에 일정 금액을 추가해 줄테니 그 돈을 대통령을 돕는데 사용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들은 이 전 대통령은 밝은 미소로 삼성 측의 불법자금 제공에 큰 만족을 표하면서 지속적인 상납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전 대통령은 변호사를 통해 "삼성 쪽에 고맙게 생각하고 계속 도와달라는 이야기를 전해달라"고 했다.

결국 삼성의 자금지원과 에이킨검프의 집중 조력으로 다스는 8년 만에 미국 소송을 마무리지으며 140억원을 회수하는데 성공했다.

한편, 검찰은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과정을 담은 'VIP(대통령) 보고사항'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뇌물 혐의 증거로 제시할 예정이다.

반면 이 전 대통령 측은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사실을 전혀 몰랐다면서 이같은 혐의를 전면을 부인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이 전 대통령 영장실질심사를 오는 22일 오전 10시30분부터 박범석(45·사법연수원 26기)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