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출석한 임은정 검사 "수뇌부가 부끄러움 알길"
검찰 출석한 임은정 검사 "수뇌부가 부끄러움 알길"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8.02.06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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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은 권력 문제… 실체 규명에 적극 협조할 것"
'최교일 성추행 은폐 의혹'·본인 피해 사례 등 진술
검찰 내 성추행 의혹 사건과 관련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피해를 검찰 간부가 은폐했다는 의혹 등을 공론화한 임은정 검사가 6일 오전 서울 송파구 동부지검에 참고인 진술을 위해 출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검찰 내 성추행 의혹 사건과 관련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피해를 검찰 간부가 은폐했다는 의혹 등을 공론화한 임은정 검사가 6일 오전 서울 송파구 동부지검에 참고인 진술을 위해 출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검사 성추행 은폐 의혹' 등을 공론화한 임은정(44·30기) 서울북부지검 검사가 검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을 위한 조사단은 6일 오전 10시 임 부부장검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이날 오전 9시40분께 서울동부지검에 출석한 임 검사는 취재진을 만나 "제가 할 수 있는대로 사건의 실체 규명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안 전 검사장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서지현(45·33기) 검사의 피해 사실에 대해 "서 검사의 인터뷰가 나오자 내부적으로 다 알던 일인데 마치 몰랐다는 듯이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이런 일을 하는 것이 부끄럽고 안타깝다"고도 했다.

또 "이 사태는 서지현 검사의 추행, 여검사나 여수사관, 여실무관의 추행 문제가 아니다"라며 "업무적으로나 업무 외적으로 간부들이, 결국 검찰이 브레이크 없이 파열된 장치로 폭주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직 내 여자 간부의 성희롱적 발언도 만만치 않다. 성별이 아닌 갑을·상하·권력의 문제"라며 "이 사건을 성폭력으로 단면적으로 보지 마시고 거시적 관점에서 검찰개혁 전반으로 확대해 거시적 안목에서 보셨으면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엄격한 바른 검찰을 지향하면서도 부끄러움이 없는 게 검찰의 현실이지 않느냐"며 "정의로운 검찰을 당장 꿈꾸기에는 난망하지만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뭘 잘못했는지 깨닫고 부끄러움을 알아주시면 하는 것을 검찰 수뇌부에 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건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으로서 안 전 검사장의 성추행 의혹을 덮으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 자유한국당 최교일 의원에 대해서는 "의혹을 사실로 생각하면 된다. 제 기억은 그렇다"고 말했다.

임 검사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서 검사의 피해에 관한 탐문을 하고 다니던 자신을 당시 최교일 검찰국장이 불러 "피해자가 가만히 있는데 왜 들쑤시느냐"고 호통치는 등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임 검사는 전날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 15년 전인 2003년 5월2일 경주지청 재직 당시 부장검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조사단은 임 검사로부터 안 전 검사장의 성추행 의혹을 접한 경위와 최 의원과의 면담 당시 상황, 인사 불이익 의혹, 성폭령 피해 등을 청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