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민상 감독 "박태환, 런던올림픽 3관왕 도전"
노민상 감독 "박태환, 런던올림픽 3관왕 도전"
  • 신아일보
  • 승인 2008.08.23 10: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런던올림픽에서는 3관왕이 목표입니다.

"

올림픽 금메달로 한국 수영의 신기원을 이룩한 박태환(19, 단국대)의 '특급 조련사' 노민상 감독(52)은 벌써 4년후를 내다보고 있었다.

박태환의 가능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는 23일 뉴시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200m와 400m, 1500m에 다시 도전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오는 25일 선수단 본진과 함께 귀국하는 그는 박태환이 전성기를 맞을 런던올림픽에서 이 세 종목에 다시 한 번 도전하겠다면서 기록향상이 있을 경우 추가종목 출전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노 감독은 선수단 환영식 도보퍼레이드로 인해 박태환이 경기를 마친 후 바로 귀국을 못하고 있는 것과 관련, "태환이가 무료해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본인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선수촌에서 소일거리를 찾아 잘 지내고 있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항간의 우려를 일축했다.

노 감독은 또 "기회가 되면 태환이를 수영 선진국인 미국에 보내 공부와 훈련을 하도록 하고 싶다.

수영만 하면 좁아진다.

공부도 해서 선택의 폭을 넓히고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수영의 神'으로 자리매김한 마이클 펠프스(23, 미국)와 박태환을 비교해 눈길을 끌었다.

노 감독은 단일 올림픽 최다 금메달의 신화를 일군 펠프스에 비해 박태환이 유연성에서 떨어지지만 아직 나이도 있고 성장중인 선수이기 때문에 가능성이 아직도 많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또한 펠프스와의 에피소드 등, 숨겨진 뒷얘기도 털어 놓았다.

◇다음은 노 감독과의 일문일답

-도보퍼레이드 때문에 귀국을 지연시킨다는 비난여론이 있는데.

▲나야 나이가 있으니 괜찮지만 태환이 같은 어린 친구들은 처음에는 답답해 했다.

하지만 지금은 외국선수들하고 농구도 하고 음악도 들으면서 자기 소일거리를 찾아 잘 지내고 있다.

지금 밤시간인데 아마 오락실에 간 것 같다.

(웃음)

-박태환의 코감기는 어떤가.

▲원래 비염이 있었다.

금메달을 따고 긴장이 풀린 탓에 좀 아팠는데 거의 나았다.

-박태환이 선수촌 밖에 출입은 하지 않나.

▲출입은 자유롭지만 혹시 몰라서 나가는 것은 조심하도록 하고 있다.

-금메달을 딴 이후 유명세를 치르지는 않는지.

▲일단 선수촌 밖에 나가지 않으니까 현지인이나 관광객과 만날 일은 거의 없지만 수영계에서는 확실하게 얼굴도장을 찍은 것 같다.

수영 관계자들은 이제 태환이를 모르는 사람들이 없다.

-펠프스와 박태환을 비교하면 어떤가.

▲펠프스는 기초가 잘 돼 있고 유연성도 태환이보다 뛰어나다.

하지만 태환이 나이가 아직 어리고 지금도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본인이 충분히 연습하면 커버가 되지 않겠느냐. 인성을 바로 갖고 규범을 잘 지키면 선수생명이 상당히 길어질 것으로 본다.

-펠프스와 박태환의 에피소드는 없는지.

▲대기실에서 만난 것뿐이니 별다른 에피소드는 없고 내가 펠프스와 재미있는 일이 있었다.

선수촌 입촌직후 훈련하고 경기장에서 돌아오는 버스에 탔는데 자리가 없어서 나는 앉고 펠프스가 서 있었다.

그런데 사실 그때 얼굴을 몰라봤다.

큰 가방을 들고 있길래 들어주겠다고 했더니 계속 사양하더라. 결국 들어줬는데 내리면서 고맙다고 배지 하나를 주는거다.

그 모습을 본 코치가 "저 친구가 펠프스 아닙니까"해서 알게 됐다.

그후 지켜본 펠프스는 상당히 동양적인 예의를 갖추고 있는 선수라는 인상을 받았다.

-런던올림픽에서 박태환이 어떤 도전을 할 것인가.

▲200m와 400m, 1500m에 다시 한 번 도전하고 싶다.

펠프스처럼 많은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내면 좋겠지만 그건 욕심이다.

이 종목 3개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훈련 성과를 보면서 종목 추가도 가능할 것이다.

-금메달을 따는 순간 심정이 어땠나.

▲그동안 태환이와 함께 고생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평생 한 번은 선진국 수영을 이기고 싶었다.

눈에서 줄줄 눈물이 흐르는데 기뻐서 흘리는 것인지 수십년의 한이 맺혀서 흘린건지 뭐라고 말할 수 없는 느낌이 가슴에서 치밀어 올랐다.

-박태환이 7살일때 만났는데 처음부터 성장할 재목으로 느꼈나.

▲그렇게까지 생각은 못했다.

하지만 꼬마치고는 물을 참 잘 탄다는 생각을 했다.

그 아이가 성장하면서 중국과 일본을 이기고 조오련 선배와 최윤희 선수의 명맥을 잇기 위해 좀더 지도를 잘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국가대표가 되고 목표와 꿈을 한 단계, 한 단계 높여주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다.

-박태환이 선수생활을 하면서 고비는 없었나.

▲태환이는 선수생활을 하면서 한 번도 포기한 일이 없다.

경제적으로 조금 어려운 적도 있었지만 수영을 안한다는 것은 생각한 적도 없고 심성도 착해서 훈련을 잘 따라주었다.

-미국에서의 훈련 계획은 없는지.

▲평소 태환이에게 네가 할 수만 있다면 미국 같은 곳에서 선진국 수영을 체험하는 것이 좋다고 말해 왔다.

공부도 선택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

수영만 하면 좁아진다.

이길 줄도 알고 질 줄도 알고, 진정한 도약을 위해 경험이 필요하다고 본다.

본인이 희망하면 기꺼이 도와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