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김경문 감독 믿음에 보답한 한방
이승엽, 김경문 감독 믿음에 보답한 한방
  • 신아일보
  • 승인 2008.08.18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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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이 김경문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베이징올림픽 한국 야구대표팀은 17일 우커송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의 경기에서 11회까지 가는 연장 접전 끝에 1-0으로 힘겹게 승리했다.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타이브레이크 연장 11회말 대표팀 김경문 감독은 주저 없이 이승엽 카드를 꺼내들었다.

11회초를 무실점으로 막아낸 한국은 11회말 예상대로 1번 이종욱을 2루에, 2번 이용규를 1루 주자로 내보냈다.

3번 정근우는 공식대로 희생번트를 시도했으나 야수선택으로 자신까지 살아 무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타석에는 한국의 4번타자 이승엽이 들어왔고, 11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루 지앤강이 맞섰다.

극도의 타격 부진에 시달리고 있던 이승엽이었지만 타석에서는 여유가 있었다.

외야 뜬공 하나만 때려내면 발 빠른 주자 이종욱이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승엽은 루 지앤강의 4구째 바깥쪽 공을 밀어쳤고, 타구는 좌익선상을 따라 굴러갔다.

처음으로 4번타자 역할을 한 셈이다.

이날 한국은 다소 몸이 무거운 듯 찬스를 잡고도 좀처럼 득점과 연결시키지 못했고, 결국 중국과 타이브레이크전에 신승했다.

이번 올림픽부터 도입된 타이브레이크 시스템은 10회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했을 때 11회부터 무사 1, 2루 상황을 만들어놓고 득점을 노리는 것. 이날 타이브레이크제는 중국-대만, 미국-쿠바전 이후 세 번째로 적용된 것이다.

이승엽은 지난 13일 미국전에서 2루타를 쳐낸 것을 제외하고는 안타가 없었다.

이승엽은 상대 투수들의 집중견제로 타격 부진에 시달렸고,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SK 와이번스 김성근 감독은 이승엽이 타석에서 위압감이 전혀 없다는 쓴소리도 했다.

김경문 감독은 이승엽이 이번 기회를 발판으로 살아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활용한 것이다.

한국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내기 위해서는 이승엽의 '거포 본능'을 깨어나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