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KBS사장 해임 놓고 공방 가열
정치권, KBS사장 해임 놓고 공방 가열
  • 양귀호기자
  • 승인 2008.08.07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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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선진 “전 정권 ‘코드인사’ 정 사장 구하기냐”
민주·민노당 “이명박 정권 ‘언론 장악음모’ 막아야” 정연주 KBS 사장에 대한 감사원의 해임 요구 결정을 놓고 정치권의 공방이 갈수록 가열되고 있다.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은 7일 민주당이 민생현안을 내팽개치고 전 정권의 ‘코드인사’인 정 사장 구하기에 나서고 있다고 비판한 반면,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이명박 정권의 ‘언론 장악음모’를 막아야 한다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민생을 버리고 코드인사로 임명된 KBS 정연주 사장 구하기에 전력을 다하기 위해 촛불시위로 달려갈 것으로 보인다”며 “그 행태가 8월 말까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감사결과 중계소 신설사업을 부당하게 추진한다든지, 불법적 행위와 적절치 못한 경영 문제가 모두 드러났기 때문에 정치적 논란거리로 삼을게 아니라 개인적으로 책임질 부분은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정 사장을 압박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논평에서 “정 사장은 임기 중 정권의 첨병이 되어 온갖 편파보도를 주도해 왔고, 국가 기간방송을 방만하게 운영해왔다”며 “이제라도 스스로 사퇴해 더 이상의 추태를 보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날 청와대를 항의 방문하고 감사원을 직권남용죄로 검찰에 고발하는 등 공세적으로 대응했다.

민주당 언론장악저지위원회는 이날 항의방문에 앞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KBS사장을 해임하려는 것은 명백히 불법이며, 언론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언론탄압”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또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인 최시중 위원장은 노골적인 정치행보를 서슴지 않고 있고, ‘KBS사장은 대통령에게 재신임을 받아야 한다’는 등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 시도를 총지휘하고 있다”며 최 위원장을 비롯한 특보출신 사장들에 대한 사퇴를 촉구했다.

정세균 대표도 이날 정책의총에서 “민주주의를 20년 후퇴시키느냐, 전진시키느냐 하는 정말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며 “절대 투쟁의 고삐를 늦춰서는 안 된다.

주저하거나 두려움을 가지 않고 소신껏 과감하게 가자”고 독려했다.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은 논평에서 “감사원은 정연주 사장 해임 요구를 결정함으로써 이명박 정권의 홍위병으로 전락했다”며 “KBS의 공공성과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이제 국민들이 지켜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