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최고중진연석회의 재개
한나라, 최고중진연석회의 재개
  • 전성남기자
  • 승인 2008.07.30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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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태 체제’ 역할·위상 주목…‘옥상옥’ 우려 제기
이상득·박근혜 “잘 됐으면”, 정몽준-불만 더 커질수도 한나라당 최고중진연석회의가 30일 18대 국회 들어 처음 소집된 가운데, ‘박희태 체제’에서 역할과 위상이 어떻게 정립될지 주목된다.

지난 3월 중단된 뒤 처음 열린 이날 회의에는 최고위원들을 비롯해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박근혜 전 대표 등 친이-친박계 대표와 김무성, 남경필, 황우여, 김영선, 이해봉, 정의화, 이윤성 등 친박 복당파를 포함한 중진 의원들이 참석했다.

양 진영의 중량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독도 문제와 공기업 개혁, 민생대책 등이 폭넓게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중진연석회의는 아무런 결정 권한이 없지만 당내 실세들이 대거 참석함에 따라 최고위원회의에 군림하며 실질적 권한을 갖는 ‘옥상옥’기구가 되는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친이-친박 양 진영의 대표들이 참석하기 때문에 이들의 팽팽한 역학구도 속에 상대적으로 친이계로 치우친 최고위원회의의 자율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최고중진연석회의가 ‘옥상옥’구조로 간다면 고위당정협의에 최고위원을 초청하지 않은데 대해 항의하며 1주일 동안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던 정몽준 최고위원의 불만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 28일 1주일만에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최고위원회의의 위상을 강화한다기 보다는 최소한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운영해야 하는데 지금 우리의 운영 방식은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며 “현재 최고위가 효율적으로 운영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은 것 같지 않다”고 불만을 쏟아낸 바 있다.

당 안팎에서도 정 최고위원의 지적이 일리가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당 관계자는 “현재도 최고위원회의의 위상이 낮다는 지적이 많은데 최고중진연석회의가 활성화 되면 최고위가 유명무실해 질 수 있다”며 “최고중진연석회의를 중진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로 한정해 안착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동안 소외되어 왔던 친박측이 당무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공간을 열어놓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않다.

아울러 박희태 대표의 ‘소통’과 ‘화합’목표를 최고중진연석회의를 통해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당 지도부는 매주 수요일 정례적으로 최고중진연석회의를 열어 좌담회 형식으로 현안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참석자들은 연석회의가 부활된 뒤 첫 만남인 만큼, 다소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도 당 화합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박희태 대표는 “참 좋은 날이다.

화합의 기운이 이 방에 가득 찼다”며 “이제 우리는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국민이 만족할 수 있는 정치, 국민이 감동하는 정치를 함께 해보자”며 “서로 머리를 맞대고 손에 손을 잡고 역사적 책무를 수행하는데 전심전력하자”고 강조했다.

이어 박 대표가 박근혜 전 대표에게 “한 말씀 하시라”고 권했고, 박 전 대표는 “연석회의에서 여러분을 뵙게 돼 반갑다”며 “연석회의가 당과 나라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잘 운영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정몽준 최고위원은 “한나라당 가족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 것 같아 기쁘다”며 “국민이 원하는 일을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국회부의장인 이윤성 의원은 “혹자들은 연석회의를 계파간의 갈등이나 싸움의 장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일각에서는) 최고위의 권위와 의결 기능을 무력화시킨다는 의견도 있다”며 “그러나 연석회의는 현장의 경험과 경륜, 정치 상황에 대한 판단 등을 회의에 전하면서 소통의 컨텐츠를 마련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회의에는 박희태 대표와 홍준표 원내대표, 정몽준, 허태열, 공성진, 박순자, 송광호, 박재순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와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박근혜 전 대표, 이윤성, 정의화, 김영선, 박종근, 이해봉, 남경필, 황우여, 김무성 등 친박 복당파를 포함한 중진 의원들이 참석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 박 전 대표와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 전 국회부의장이 나란히 앉아,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