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값 얼마나 올릴까?”
“우유값 얼마나 올릴까?”
  • 신아일보
  • 승인 2008.07.2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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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120원 인상에 소비자값은 두 배 이상인 370원으로
업계, 인상시기·폭 놓고 ‘여론 눈치 보기’ 유가공 업체들이 우유값 인상폭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최근 원유(原乳,가공전 우유) 납품 가격이 20%가량 상승해 유제품의 소비자가격도 20%선에서 인상키로 했다가 여론의 반발이 거세지자 인상시기와 폭을 놓고 눈치 보기에 들어간 것. 지난 19일 한국낙농육우협회와 한국유가공협회는 줄다리기 협상 끝에 원유 기본가격을 20.54%로 올리기로 타협한 바 있다.

이에 따라 ℓ당 584원의 원유가격이 120원 인상된 704원으로 오른다.

이에 유가공업계는 다음 달 초부터 원유 납품 가격 인상분을 소비자가격에 반영해 20%가량 인상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예정대로라면 소비자들은 현재 1ℓ당 1850원인 흰 우유를 다음 달부터 370원 더 내고 2220원에 구입해야 한다.

◇원유 120원 인상에 소비자가격 인상 ‘370원(?)’=이번 우유값 인상폭에 대해 원유가격은 120원인데 소비자가격은 그의 3배가 넘는 370원이 되는 것은 ‘소비자가격의 거품’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유가공업체들은 “우유를 소비자가 먹기까지는 여러 유통단계를 거치게 된다”며 “유통단계마다 같은 비율의 인상폭이 적용되기 때문에 원유가격이 120원 인상된다고 하더라도 소비자가격은 더 큰 폭으로 인상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가공업체들이 낙농가들에게 원유를 받아 우유를 가공하면 대리점 또는 마트나 슈퍼와 같은 소매점 등으로 바로 납품되기 때문에 유가공 업체들이 주장하는 여러 유통 단계에서 발생하는 인상요인은 성립되기 어렵다.

더욱이 우유의 특성상 신선도 유지를 위해 가능한 유통단계를 축소해야 하는 상황인데 여러 유통단계를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된다면 우유의 신선도는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이유를 근거로 한다면 우유의 유통단계는 많게는 두 단계에 불과한데 단계별로 같은 인상폭이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소비자격의 인상폭이 3배가 넘는 370원이라는 점은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한편 지난 3월 유가공업체들은 고유가로 인한 생산·운송비용 부담이 가중됐다는 이유로 ℓ당 100원을 올린바 있다.

이때 서울우유는 정부의 정책발표로 인해 인상시기를 놓쳐 당시 인상하지 못한 부분을 이달 초에 인상한바 있다.

◇유업체들 인상폭 놓고 ‘여론 눈치 보기’=납품가가 리터당 120원 상승함에 따라 소비자가격은 최대 370원까지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던 유가공 업계들은 여론의 비난이 거세지자 눈치 보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소비자들 틈에서는 원유가 인상을 핑계로 유가공 업체들이 이익을 더 많이 챙기려고 꼼수를 쓰는 것은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어 유가공업체들은 인상폭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여론의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 더욱이 지난 3월에 고유가에 따른 물류비 부담 등을 이유로 유가공 업체들이 우유가격을 ℓ당 1750원에서 1850원으로 100원가량 올린 터라 이번에 원유 인상폭을 소비자가격에 고스란히 반영할 경우 소비자들의 불만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업계 일각에서는 4개월 만에 또 다시 우유값이 오르게 되면 소비부진으로 농가나 유가공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렇듯 상황이 악화되자 업계전반에서는 당초 예상했던 20% 인상안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한발 물러선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유가공업체의 한 관계자는 “우유값 20% 인상안에 대해 검토한 적이 없다”며 “인상시기를 놓고 저울질 하고는 있지만 7, 8월에 더운 날씨와 학교 방학으로 인해 우유 시장의 소비감소가 우려되는 만큼 당장 큰 폭의 가격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