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수출 제외 IMF 때와 유사”
“경제, 수출 제외 IMF 때와 유사”
  • 오승언 기자
  • 승인 2008.07.2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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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수 “사퇴압박은 더 잘하라는 질책으로 생각”
“성장위주 정책 상황 악화 가중”-경질론 확산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현재 경제상황에 대해 “수출만 제외하고 IMF 때와 유사한 트렌드로 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현안질의를 통해 한나라당 배영식 의원의 “현재 경제상황이 IMF 때와 비슷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 때와 직접 비교하기는 힘들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강 장관은 “현 경제상황이 IMF때 보다 더 어려운지의 여부는 별도로 하고 정부는 (현재 경제상황이)IMF 때 같은 위기로 갈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배 의원은 “우리 경제는 미국발 금융위기설과 유가폭등 등 외부로부터 불어 닥친 환란의 벽에 있다”며 “외환에 의한 내우를 극복하기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1일 경제·경영학자 118명의 자신에 대한 경질 촉구 성명과 관련해 “고물가 고유가로 경제가 어려울 때 경제 살리기 일을 더 잘하라는 질책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었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 긴급현안질의에서 ‘사퇴 요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민주당 강봉균 의원의 질문에 대해 이같이 답하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에둘러 밝혔다.

그는 또 정부의 환율 개입에 대해 “모든 가격은 시장에 의해 움직인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어길 생각은 없다”면서도 “환율의 쏠림 있다면 정부 역할이 중요한게 아니냐”며 문제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환율이 계속 올라가고 있는데다 4-5월부터 유가가 100달러 이상으로 치솟고 외국인이 주식을 매도하는 과정에서 정부는 환율의 쏠림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다”고 항변했다.

그는 또 정부의 금융 긴축정책과 관련해 “대기업에 대한 대출이 급작스럽게 늘어나는 부분은 금융위에서 점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강 장관은 “새만금 사업 등 전 정부에서 결정된 정책은 내년 예산 편성 과정에서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새만금을 새 성장 동력 사업으로 규정하고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경질론에 갈수록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경제수석 주무부처 장관에 대해 경제학자들이 경질을 요구하고 나서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현 경제팀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했다는 평가다.

경제학계 원로인 이종훈 한국경제학회 명예회장을 비롯한 118명의 경제·경영학자들은 지난 21일 공동성명을 통해 “이 대통령은 잘못된 정책 대응으로 현재의 경제위기를 초래한 강 장관을 즉각 경질하고 경제위기 극복노력에 나서야 한다”며 강 장관 경질을 강력 촉구했다.

고유가와 고물가 등 경제가 나빠지는 것이 우려되는데도 지나친 성장위주 정책으로 상황 악화를 가중시켰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국제유가와 곡물 및 원자재 가격이 지속적으로 폭등하는 국제 경제 환경에서 안정 중심의 위기관리 정책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경제전문가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인위적인 고환율 정책을 고집”했다며 “그 결과 수입물가 폭등과 국내물가폭등을 야기해 현재의 경제난국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최근 정부가 민생과 물가안정으로 정책기조를 바꾸겠다고 공언했음에도 시장참여자들이 이를 신뢰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점도 지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