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회사들 ‘쫀쫀해졌다’
우유회사들 ‘쫀쫀해졌다’
  • 신아일보
  • 승인 2008.07.12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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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 올리고 ‘덤’도 없애…소비자만 억울
지난 9일 홈플러스 잠실점에서 우유를 고르던 한 주부는 “아이들이 많아 일주일에 어려번 우유를 구입하는 편”이라며 “요즘엔 우유값이 만만치 않고 덤 판매도 없어져 예전처럼 우유를 마시지 못한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잠실점에서 1.8L짜리 저지방우유를 집어들던 한 직장인은 “원래 서울우유, 매일우유 제품만 먹었는데 우유값이 인상되면서 우유나 요구르트를 끼워파는 제품만 구입하게 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해 이어 최근까지 업체별로 우유값이 인상된 가운데 조만간 또 우유값이 오를 조짐이다.

문제는 우유값이 오르고 우유 덤판매까지 줄어드면서 우유 소비자들의 불만이 가중된다는 점이다.

◇ 4월부터 우유 덤판매 줄어들다 일명 ‘배불뚝이 우유’로 통하는 우유 덤 판매가 지난 4월부터 없어지기 시작했다.

서울우유, 매일우유, 남양유업 등 대형 유업체들은 흰우유(백색시유)만큼은 덤판매를 중지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9일 이마트 역삼점, 롯데마트 잠실점, 홈플러스 잠실점 등 대형마트 3곳을 조사한 결과 일부 매장에서는 우유 덤판매가 이뤄지고 있었고, 몇몇 업체는 증정판매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원데어리푸드는 ‘소와나무 뼈가 좋아하는 고칼슘우유’를 알리기 위해 900ml제품에 같은 우유 180ml를 붙여 1850원선에서 판매했다.

‘소와나무 지방제로 우유’ ‘덴마크 클래식우유’ ‘덴마크 저지방우유’ 등에 고칼슘우유나 드링킹 요구르트를 붙여 1850원에서 2200원 정도로 판매됐다.

롯데우유는 ‘참맛있는 산록우유’와 ‘저지방우유’에 검은콩우유나 요구르트를 증정해 1850원에 판매됐다.

이는 서울우유 1000ml짜리가 1850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저가마케팅을 구사하는 셈이다.

빙그레는 롯데마트 잠실점에서 ‘참맛좋은우유(1000ml)’에 ‘굿모닝(900ml)’을 묶어 2580원에 팔았다.

파스퇴르유업은 이마트 역삼점에서 ‘저온살균 저지방우유(930ml)’와 ‘저온살균 저지방우유(450ml)’를 묶어서 2290원에 판매됐다.

또 건국우유 ‘굿포유밀크’, 롯데PB상품인 ‘와이즐렉 프라임 후레쉬 우유’ 등도 덤판매가 있었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29일, 지난 7일 일부 홈플러스에서 ‘맛있는 우유GT 저지방로우’ 등에 우유 등을 끼워 판매했다.

특히 대형마트에서는 1.8L 이상 대용량 우유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를 위해 증정품이 붙은 경우가 많았다.

◇ 우유값 오르고...소비자 ‘불만’ 이처럼 우유 덤판매가 이뤄지고, 특히 유통업체 자체상품인 PB상품에서 가격경쟁력을 펼치며 덤판매까지 가세하면서 소비자의 니즈는 분산되기 시작했다.

실제로 유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 매일유업, 남양유업이 전체 유제품 시장에서 80%이상 점유하는 가운데 동원데어리푸드 소와나무우유 브랜드 등이 뛰어들은 셈이다.

‘와이즐렉 프라임 후레쉬우유’ 역시 PB상품인데 최근 몇년 사이 PB 우유상품의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소비자로서는 하나라도 더 붙어있는 덤마케팅이 좋을 수밖에 없다.

180ml짜리 우유 1개, 요구르트 3-5개가 더 붙어있는 우유를 구입하면 경제적인 제품을 구입한 셈이다.

한국낙농육우협회 관계자는 “대형 유업체간 경쟁구도로 증정판매가 치열했고 그만큼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유통업체의 거래개선력이 강해지면서 덤 판매는 유업체에게 부담이 됐고, 고스란히 낙농가, 소비자에게 전가됐다”고 설명했다.

다시말해 증정판매는 소비자에게 실질적으로 이득이다.

그러나 유업체로서는 경쟁제품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키우려고 증정품을 붙여 판매한다.

결국 증정품 생산비용은 내부적으로 감수해야하는데 끼워판매하는 비율이 늘었다고 해서 매출이 늘어나지 않아 업체 부담이 적자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대형유업체 관계자는 “솔직히 흰우유를 판매해서 이윤이 생기는기업은 없을 것”이라며 “일부 영세한 업체들이 자사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덤마케팅을 계속 진행하고 있으나 결과적으로 업체 부담이 소비자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지난해 말 남양유업에 이어 올해 초 매일유업은 7-8%가량 우유값이 인상됐고 서울우유는 이달 1일부터 약 100원이 올랐다.

여기에 낙농가와 유업계간 원유값 인상안이 17%선에서 조율되면 소비자가격은 10-15% 오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