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도로’ 달리는 운전자들
‘죽음의 도로’ 달리는 운전자들
  • 신아일보
  • 승인 2008.03.10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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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남원간 고속국도, 왕복 4차로 하루 통행량 5만여대
연평균 교통사고 3백여건, 사망 30여명·부상 4백여명 발생

도로 파손·안전망 미설치 등…당국 안일한 태도도 한 몫

일명 `죽음의 도로`라 불리는 전주~남원간 고속국도의 관리 실태가 제대로 되지 않아 사고위험이 높은데도, 해당 도로관리사업소의 무성의한 태도에 애꿋은 운전자들만 사고위험에 노출돼 있어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 구간을 매일 운행하는 운전자 강모(48, 공무원)씨는 “도로 곳곳이 파이거나 요철이 심해서 피하느라 곡예운전을 할때도 많았다”며 “대형화물차량의 통행이 빈번한 상황에 빠른 보수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고는 당연히 일어날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북 경찰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0년 541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47명 사망, 598명 부상 등 1998~2001년 연평균 교통사고 517건에 사망자는 58.7명, 2002~2007년 교통사고 연평균 170건이 발생, 사망 20여명이 집계됐다.
실제로 지난 1월 중순경 도로파손이 심한 완주군 상관면 구간에서 파손된 도로를 피하다, 옆에서 달리던 화물차 측면을 들이 받아 3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런 사고가 어제 오늘일이 아니라, 도로 개통시부터 지금까지 빈번하게 발생 돼 왔다.
그 이유는 급격한 선형도로, 설계미비, 부실공사로 인한 누더기도로 등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 전국에서 교통사고 1위 도로라는 불명예 소리를 들어왔다.
사정이 이런데도 국도유지관리사업소측은 이런 문의전화가 한두번오는게 아니라며 “건교부에 몇년전부터 전면적인 공사를 건의했으나 아직까지 답변이 없고” “익산국토관리청은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새로운 포장은 엄두도 못낸다”며 책임회피에만 급급했다.
또 익산국토관리청 관계자는 “문제가 심한 구간부터 전체 덫씌우기 공사를 해 상당부분 개선했고, 굴곡이 심한구간은 직선으로 개통, 사고를 많이 줄였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며 안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전국에서 사고다발지역으로 소문난(전북 1년 평균 대형사고 중 30%차지)지가 어제 오늘일이 아닌데 왜 새삼스럽게 그러냐는 식의 관계당국의 무사안일한 답변이 운전자들을 더욱 분노케 했다.
승용운전자 박모(45, 회사원)씨는 “야간에 운전해봐라. 무서워서 시속 30~40km 속도로 달려도 파손이 심한 곳에서 대형화물차의 덜커덩거리는 소리에 애간장이 녹아내리고, 다른도로에서 운전하는 것보다 2~3배는 신경이 쓰여 집에 도착하면 온몸이 녹초가 된다”며 사정이 이런데도 행정당국의 안일한 태도에 분노감을 감추지 못했다.
여기서도 사고가 발생하면 난리나는 관계당국의 망국병 `안전불감증`이 여실이 보였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어나가야 전면적인 공사가 이뤄질지 모르겠다는 운전자들의 목소리가 달리는 차량의 소음에 묻혔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국도유지관리사업소 담당자의 태도다, “도로 파손 및 훼손이 발생하면 곧바로 현장에 출동, 더 이상 큰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보수에 나서겠다”며 “빠른 시일 내에 파손 및 훼손된 도로를 파악해 보수공사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북/이은생기자 chun4hpp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