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해양청, 조도방파제 등대트리 점등
부산해양청, 조도방파제 등대트리 점등
  • 신아일보
  • 승인 2007.12.10 17: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바다서 땀 흘리는 가족 그리는 마음 ‘주렁주렁’
부산해양수산청이 등대트리에 매달기 위해 실시한 ‘파도와 등대를 타고가는 사랑의 편지’ 공모를 지난7일 마감됐다. 모두 40여 가족이 참가한 이번 공모에도 사랑하는 남편과 아빠를 바다로 떠나보낸 선원가족들의 사연이 줄을 이었다.
부산해양수산청은 오는 13일부터 연말까지 부산항 입구 조도방파제에 등대트리(사진)를 점등할 예정이다. 선박의 안전운항을 기원하는 이 등대트리는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먼 바다에서 땀흘리는 가족들을 그리는 마음들이 주렁주렁 매달린다.
‘내 그리움의 바다’라고 남편을 칭한 정연옥씨(쉬핑랜드 씨맨션호 2항사 부인)는 “가벼운 미풍에도 쉼없이 흔들리는 파도처럼 그대 그리는 마음엔 온통 이별연습 뿐 기다려도 기다려도 끝나지 않는 내 삶은 온통 기다림이고 그리움입니다”라며 남편을 그리워했다. 늘 곁에 없는 아빠를 그리는 자녀들의 편지도 가슴을 적셨다.
효림초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김현슬양은 “아빠와 전화통화 하면서 마음 속으로 할 말이 참 많았는데 막상 아빠와 통화할 때면 머릿속이 하얘져요”라며 답답한 심정을 편지에 밝히면서 “다음에 집에 오시면 지금까지 하지 못했던 많은 이야기들, 아빠와 실컷 나눌거예요”라고 응석을 부렸다.
해양가족들의 가슴을 지배하는 감정은 그리움이나 슬픔만이 아니었다. 오히려 씩씩하게 그들만의 추억과 이벤트를 만들어가는 모습이 크게 늘어났다. 이영미씨(동원산업 카리브호 통신장 부인)는 “항상 그리움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지만 나쁜 것만은 아니”라며 “6개월에 한번씩 만나면 언제나 신혼”이라고 남편을 다독였다.
STX팬오션에 근무하는 최병선씨 가족이라고 밝힌 한 편지에서는 부인이 남편에게 줄 ‘가장패’를 만들었다며 “여보! 당신이 흘린 눈물은 우리 가정의 한알의 밀알이고 보물입니다. 당신의 노고에 감사드리고 안전운항 기도드립니다”라는 가장패의 문구를 남편에게 미리 보여주기도 했다.
부산/김삼태기자 st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