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 현대차 부진 장기화될 듯
‘내우외환’ 현대차 부진 장기화될 듯
  • 이승현 기자
  • 승인 2017.08.30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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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장 가동 중단…대금 밀려 부품공급 차질
임단협 점정중단…국내 생산차질 등 손실 불가피
▲ 서울시내 한 현대자동차 대리점. (사진=연합뉴스)

현대자동차의 실적부진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 중국 판매량이 전년 대비 반 토막 난데 이어 지난 7월에도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중국승용차연석회의(CPCA) 집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7월 중국에서 현대차 5만15대, 기아차 2만2대 등 모두 7만17대의 차를 팔았다. 이는 전년 동기 판매량 대비 37% 줄어든 규모다. 지난해 9%를 웃돌았던 중국 시장 내 점유율도 4%대에 머물렀다.
 
특히 중국의 경우 현지 4개 공장이 최근 사실상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중국시장 판매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플라스틱 연료탱크 등을 공급하는 부품업체에 대금 지급이 미뤄지면서 부품사가 납품을 거부한 탓이다.
 
현지 언론은 지난 25일 기준으로 1억1100만위안(약 189억원)의 대금지급이 미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공장 가동 중단 기간이 길어질 경우 당초 120만대에서 80만대로 하향조정한 올해 중국시장 목표도 달성하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미국시장에서도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기아차 미국판매법인에 따르면 현대차는 7월 미국에서 5만4063대(제네시스 브랜드 포함)를 팔아 작년 같은 기간(7만5003대)보다 판매량이 27.9% 줄었다. 기아차도 올해 7월에 5만6403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5만9969대)보다 실적이 5.9% 떨어졌다.
 
다만 유럽에서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현대차는 유럽 시장에서 승용차 2만4493대, RV 1만5313대, 경상용차 194대 등 총 4만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3만7600대)과 견줘 판매량이 6.38% 증가한 것이다. 1~7월 유럽 누적 판매는 31만431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29만4403대) 대비 6.7% 늘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부진에 노조와의 협력관계도 삐걱거리면서 생산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최근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잠정 중단하고 새 집행부 선거 후인 10월부터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노조 집행부가 교체될 경우 그동안 진행해온 교섭을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새로 시작할 가능성도 크다.
 
이처럼 교섭이 장기화될 경우 경영 불확실성이 상존하게 돼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이미 노조는 지난 10일부터 전날까지 8차례 부분파업을 벌였고 3차례 주말 휴일 특근을 거부한 바 있다. 사측은 이로 인해 차량 3만8000여 대를 만들지 못해 8000억여원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한 대기업의 A임원은 “중국 시장에서 현대차의 실적이 부진한 것은 사드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제품 경쟁력을 크게 높이지 않으면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는 게 주변의 견해”라고 전했다.

[신아일보] 이승현 기자 shlee43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