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 일자리 정책에도…금융권 상반기 감원 ‘칼바람’
文 정부 일자리 정책에도…금융권 상반기 감원 ‘칼바람’
  • 김성욱 기자
  • 승인 2017.08.20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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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구조조정으로 1년 사이 직원 4000명 이상 줄어
보험·카드업게도 직원 감소 추세…사내 업무 외주화 탓

▲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가 출범 이후 최우선 과제로 일자리 창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에도 금융권의 감원 바람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은행권에서 희망퇴직 등의 인력 구조조정이 진행돼 1년 사이 4000명이 넘는 인원이 줄었다. 보험·카드업계도 마찬가지로 직원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중은행과 특수은행 등 주요 은행 7곳의 지난 6월 말 기준 직원 수는 8만2533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76명 감소했다. 인원 감소 규모는 비정규직이 3218명, 정규직이 858명 등으로 비정규직이 더 많이 줄었다.

시중은행 가운데서는 국민은행이 지난 6월 말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270명이 줄어 감원 규모가 가장 컸다. 이는 올해 초 희망퇴직으로 2795명이 사직한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국민은행이 이 같은 일손 공백을 메우기 위해 비정규직 근로자를 대거 채용해 비정규직 근로자가 같은 기간 535명에서 1241명으로 706명이 증가했다. 비정규직을 줄이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자 하는 정부의 정책 방침과는 상반되는 조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늘어난 기간제 근로자는 주로 파트타이머나 내부통제 담당자로 경력 단절 여성이 유연 근무를 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라며 “업무 역량이 좋거나 성과가 우수한 경우 본인이 희망하면 정규직으로 재채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EB하나은행도 전년 동기 대비 1271명 감소했다. 이 중 정규직 감원이 1231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난해 말 준정년 특별퇴직으로 740명이 퇴사하고 지난 1월에도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일부 인원이 나간 탓이다.

이에 따라 11개 은행 중 직원 수가 늘어난 곳은 기업은행(200명)과 한국씨티은행(3명) 등 단 2곳에 불과했다.

보험업계도 마찬가지로 직원 수가 감소 추세를 보였다. 반기보고서를 공개한 주요 손해보험사 9곳 중 인원이 줄어든 곳은 삼성화재, 동부화재, 메리츠화재 등 3곳으로 나타났다.

이 중 메리츠화재가 지난해 7월 희망퇴직을 실시한 탓에 전년 동기 대비 379명 감소하며 대부분을 차지했다.

생명보험사도 주요 7곳 중 5개사가 인원이 감소했다. 한화생명(23명)과 동양생명(7명)만이 직원 수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생명이 418명으로 가장 많은 직원이 줄었고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10월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콜센터를 외주화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240명 감소했다. 흥국생명은 올해 지점을 140개에서 80개로 통폐합하면서 191명이 줄었다.

이밖에 카드업계도 반기보고서를 공개한 7개사 중 삼성카드, 현대카드, 신한카드 등 상위사의 직원 수가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카드는 사내에 있던 여행·웨딩사업을 외주화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92명 감소했다.

현대카드는 콜센터 상담직원을 외주화하면서 102명의 직원 수가 줄었고 신한카드는 채권업무 일부를 계열사인 신한신용정보로 넘기면서 114명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아일보] 김성욱 기자 dd9212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