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세월호 가족에 머리 숙여… "사과와 위로" (종합)
文대통령, 세월호 가족에 머리 숙여… "사과와 위로" (종합)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8.1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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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피해자 가족 200여명 청와대 초청 면담
"정부, 무능하고 무책임… 나라다운 나라 만들 것"

▲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 200여명을 청와대에 초청해 만난 자리에서 눈시울을 붉히며 "늦었지만 정부를 대표해서 머리숙여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304명 희생된 분들을 잊지 않는 것, 국민을 책임지는 국가의 사명입니다'라는 주제로 청와대 영빈관에서 간담회를 열고 세월호 참사 유가족 232명을 초청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청와대에 초청된 것은 지난 2014년 4월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뒤 처음이다.

이날 영빈관에 초대된 세월호 가족협의회는 노란색 티셔츠를 맞춰 입고 문 대통령과 만났다.

정장에 노타이 차림으로 세월호 가족들과 만난 문 대통령은 참석자들과 악수를 나누며 전명선 세월호 가족협의회 위원장과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시작할 때 눈시울과 코끝이 붉어지는 등 감정에 북받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늦게나마 마련된 이 자리가 여러분에게 위로가 되고 희망을 주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며 "세월호를 늘 기억하고 있었다. 미수습자들 수습이 끝나면 세월호 가족들을 청와대로 한 번 모셔야지 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서 수색작업을 하고 있는 중에 이렇게 모시게 됐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선체 수색이 많이 진행됐는데도 아직 다섯분의 소식이 없어 정부도 애가 탄다"며 "정부는 가족들의 여한이 없도록 마지막 한 분을 찾아낼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미수습자 수색 의지를 다졌다.

▲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 초청 간담회에서 피해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또 문 대통령은 "가족들 뿐 아니라 많은 국민들이 3년이 넘는 지금까지도 세월호를 내려놓지 못하고 가슴 아파하는 이유는 미수습자 문제 외에도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부분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라며 "도대체 왜 그렇게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일어났던 것인지, 그 원인이 무엇인지, 정부는 사고 후 대응에 왜 그렇게 무능하고 무책임했던 건지, 그 많은 아이들이 죽어가는 동안 청와대는 뭘 하고 있었던 건지, 너무나 당연한 진상규명을 왜 그렇게 회피하고 외면했던 것인지, 인양에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린 이유는 무엇인지 국민들은 지금도 잘 알지 못한다"면서 진상규명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세월호의 진실 규명을 위해서 정부가 국회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분명한 것은 원인이 무엇이든 정부는 참사를 막아내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선체 침몰을 눈 앞에서 뻔히 지켜보면서도 선체 안의 승객을 단 한 명도 구조하지 못했을 정도로 대응에 있어서도 무능하고 무책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가족들을 따뜻하게 보듬어주지도 못 했고 오히려 국민을 편 가르면서 유가족들에게 더 많은 상처를 안겨줬다"면서 "당연한 책무인 진실규명 마저 회피하고 가로막는 비정한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무엇보다 귀하게 여기는 나라다운 나라를 반드시 만들어서 세월호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청와대에는 문 대통령 외에 장하성 정책실장, 전병헌 정무수석, 하승창 사회혁신수석 등이 참석했다. 아울러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과 전해철·김철민·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자리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