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주가 ‘이중고’ 현대차…돌파구가 없다
실적·주가 ‘이중고’ 현대차…돌파구가 없다
  • 이승현 기자
  • 승인 2017.08.03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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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글로벌 판매 부진에 '실적 ‘뚝’…SK에 시총 밀리며 자존심 ‘상처’
▲ 서울시내 한 현대자동차 대리점. (사진=연합뉴스)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판매 감소에 따른 실적부진과 주가 하락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현대는 그룹 시총 순위에서 SK그룹에 2위 자리를 내주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악재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위기극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3일 자동차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중국의 '사드보복' 여파와 해외 주요시장에서 판매 감소 등의 영향으로 주가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는 2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지난달 말 2분기 실적 발표 직후 하락세에서 조금씩 벗어나고는 있다.

그러나 지난해 종가 14만6000원과 비교하면 1% 오른 수준에 불과하다.

때문에 하반기 이후 현대차 실적과 주가 회복 가능성에 대한 증권가의 전망은 기대보다는 우려가 크다.

실제 지난 6월 말 SK에 시총 순위(보통주 기준) 2위 자리를 내준 이후 갈수록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주가 부진의 주원인은 저조한 해외 판매실적이다.
특히 현대차의 주요 판매처인 중국, 미국시장에서 타격이 컸다.

중국에서는 3월 이후 한반도 사드 배치와 관련한 한국차 불매운동으로 직격탄을 맞아 판매량이 거의 반 토막이 났다.

현대차가 발표한 7월 국내외 시장 판매량도 33만318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8% 줄었다.

내수판매(5만9614대)는 다소 늘었지만 지난해 7월 파업의 기저효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미국시장도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수요 둔화에 따른 판매 부진이 이어졌다.

현대·기아차 미국판매법인에 따르면 현대차는 7월 미국에서 5만4063대(제네시스 브랜드 포함)를 팔아 작년 같은 기간(7만5003대)보다 판매량이 27.9% 줄었다.

기아차도 올해 7월에 5만6403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5만9969대)보다 실적이 5.9% 떨어졌다.

현대차는 액센트, 아제라, 엘란트라 등 주력 차종의 7월 판매량이 일제히 감소했다.

연간 누적 판매에서도 지난해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고 있다.

다만 투싼은 7월에 1만1257대가 판매돼 지난해 같은 달(7728대)보다 실적을 45.7%나 끌어올리며 판매량 감소를 상쇄했다.

문제는 현대차의 판매부진의 원인이 됐던 악제들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따라 한국이 사드 추가배치를 공론화하며 중국시장의 반한 기류가 커지고 있다”며 “여기에 한-미FTA 재협상에서 미국이 자동차 부분을 건드리면 현대차그룹의 미국내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그룹 관계자는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영여건이 지속되고 있지만 내부 경쟁력은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며, “향후에도 경쟁력 있는 신차와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확대를 통해 수익성 방어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현재의 위기를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계기로 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이승현 기자 shlee43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