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시기상조', 中 '환영'… 남북회담 제안에 온도차
美·日 '시기상조', 中 '환영'… 남북회담 제안에 온도차
  • 김다인 기자
  • 승인 2017.07.18 09: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악관 대변인 "北, 대화 조건서 멀어"… 日외무성 "지금은 압박할 때"
中외교부 "한반도 정세 완화에 도움… 대화·협상 재개 조건 마련해야"
▲ 정례 브리핑을 진행하는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사진=AFP/연합뉴스)

 우리 정부의 남북회담 제의에 대해 일본과 미국이 부정적인 반응을 각각 내놓았다. 일본은 대화가 아닌 압박을 해야 할 시기라고 주장했고, 미국은 시기상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반면 중국 측은 남북회담에 환영한다는 뜻을 밝혀 미국, 일본과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숀 스파이서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17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남북회담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한국 정부에서 나온 말들이니 한국에 물어봐달라"면서도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대화를 위해) 충족해야 하는 조건들에 대해 명확히 해왔고, 현재 이 조건들은 우리가 있는 위치와는 분명히 멀리 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그동안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대화의 선결 조건이라는 원칙을 고수해 온 점을 미뤄봤을 때 사실상 스파이서 대변인의 발언은 우리 정부가 사전 조율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북한에 민·군 투트랙 회담을 제의한 데 대한 부정적 입장으로 해석된다.

일본 외무성도 "우선순위는 제재를 통해 평양에 대한 압박을 가중하는 것이 돼야 한다"며 대화보다 압박정책에 무게를 실었다.

마루야마 노리오 일본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은 대화가 아닌 압박을 가해야 할 시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상황이 새로운 단계에 봉착했다"며 "진지한 대화를 위해 압박을 가중해야 할 때"라고 거듭 강조했다.

마루야마 대변인은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과 함께 현재 유엔(UN) 개발 관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AFP통신은 마루야마 대변인의 언급을 전하면서 일본이 한국 정부의 대북 회담제의의 의미를 깎아내렸다고 평가했다.

▲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 (사진=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이와는 달리 중국 외교부는 남북 대화를 통한 상호 관계 개선은 한반도 정세 완화에 도움이 된다며 환영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정부는 남북 양측이 대화를 통해 관계 개선과 화해 협력을 추진하는 것이 지역 평화에 유리하다고 생각해왔다"며 "남북 양측이 대화와 협상 재개를 위한 조건을 조성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관련 각국도 이해하고 지지하길 바라며 한반도 문제를 적절히 해결하기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는 이날 군사분계선(MDL)에서의 적대 행위 중단을 위한 군사 당국회담과 추석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을 북한에 동시 제의했다.

이는 독일 쾨르버 재단 연설에서 밝힌 이른바 '베를린 구상'의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신아일보] 김다인 기자 di516@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