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힘든데"… 가뭄·장마에도 자치단체장 미국행
"주민들 힘든데"… 가뭄·장마에도 자치단체장 미국행
  • 이선진 기자
  • 승인 2017.07.05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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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학습도시協 주관 뉴욕·보스턴·워싱턴 방문
"연수 6개월 전부터 준비… 일정 못바꿔 양해"
▲ 4일 오전 강원 홍천군 내면 광원리 가덕교 연결도로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강원도 소방본부 제공)

폭염과 가뭄에 이어 폭우에 장마까지 겹치면서 전국 곳곳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전국의 자치단체장과 부단체장 13명이 미국연수에 나서는 사실이 알려져 눈총을 받고 있다.

평생학습도시협의회는 미국 평생학습기관과 시스템 등을 둘러볼 목적으로 9명의 자치단체장과 4명의 부단체장, 30명의 16개 시·군·구청 공무원이 6일부터 14일까지 미국 동부지역으로 연수를 떠난다고 5일 밝혔다.

이들은 뉴욕시청과 맨해튼 BMCC대학 평생교육원, 유엔본부, 하버드대, 메사추세츠 공대, 보스턴 센터 등을 둘러보고 현지의 평생 학습 실태 등도 살펴볼 예정이다.

하지만 일정 대부분은 패키지 여행상품과 다름없이 관광지를 둘러보는 데 할애된다. 이번 연수를 위해 해당 시군구는 1인당 550만원의 여비를 집행했다.

이에 해당 지역 주민들은 공분을 토한다. 재난이 겹쳐 주민이 힘든 시기인데 꼭 자리를 비워야 하냐는 지적이다.

오창근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회문화국장은 "해외 연수 자체는 비난받을 일이 아니지만, 가뭄에 이은 집중호우로 국민들이 힘들어하는 상황에서 자치단체장들이 대거 자리를 비우는 것이 적절한지 고민해 봐야 할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이번 연수를 주도한 평생학습도시협의회는 장마 등이 신경 쓰이나, 일정을 깨거나 바꿀 수 없는 부분을 이해해 달라는 입장이다.

평생학습도시협의회 사무국 관계자는 "이번 연수가 6개월 전부터 준비됐고, 방문기관과 간담회도 미리 잡혔다"며 "일정을 깨거나 바꿀 수 없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

[신아일보] 이선진 기자 s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