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MSCI 선진지수 왜 못 들어갈까?
한국 증시, MSCI 선진지수 왜 못 들어갈까?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7.06.2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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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등록제 폐지 등의 조건 수용 힘들어

중국 본토에 상장돼 있는 중국 A주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지수에 들어간 것과 다르게 한국 주식시장은 선진지수 편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A주의 MSCI지수 편입에 따라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MSCI는 글로벌 주가지수 산출기관이다.

MSCI는 20일(현지시간)연례 시장 분류 심사에서 중국 A주를 MSCI 신흥지수에 편입했다.

그러나 MSCI는 이날 한국 증시 선진시장 지수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 편입 관련 언급은 하지 않았다.

한국은 2008년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이 됐지만 외국인 요구 조건을 맞추지 못해 2014년 빠졌다.

정부는 그간 중국 본토 증시가 신흥시장 지수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해 선진시장 지수 편입을 진행해왔다.

중국 증시가 MSCI 신흥시장 지수에 들어가면 외국인이 자금을 다시 배분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금 중 일부가 빠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정부는 선진시장 편입을 위해 규제 완화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외국인의 거래 편의를 높이기 위한 일부 요구는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외국인은 한국 원화가 환전성이 약해서 투자하기 불편하다면서 역외 원화 시장 개설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국내 은행을 이용하지 않고 24시간 환전을 할 수 있는 역외 원화 시장 개설은 소규모 개방 경제 체제를 갖춘 한국 시장 특성상 금융시장 불안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문제다.

또 외국인 투자등록 제도를 없애 달라는 요구도 수용하기 어려운 문제다. 한국 금융당국이 시장 교란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 본토 증시가 MSCI 신흥시장 지수에 들어감에 따라 금융당국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에서 빠져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당국은 신흥국 투자 글로벌 펀드 규모의 증가나 한국 증시 외국인 투자자금 순유입 규모 등을 봤을 때 외국인 투자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신아일보] 곽호성 기자 lucky@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