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출석한 우병우 "朴 전 대통령 재판 안타까워"
법원 출석한 우병우 "朴 전 대통령 재판 안타까워"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7.06.16 15: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법정서 충분히 입장 밝힐 것…검찰개혁 말할 자리는 아냐"

▲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국정농단' 사태를 축소·은폐하려 한 혐의로 재판을 받기 위해 16일 법원에 처음 출석했다.

검찰 고위직에 대한 법무부의 문책성 인사로 이른바 '우병우 사단'이 검찰을 떠난 지 일주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날 오후 1시40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청사에 도착한 우 전 수석은 "아직도 국정농단 사태를 몰랐다는 입장이냐"는 취재진 물음에 "법정에서 충분히 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에 대해서는 "안타깝다"고 했다. '우병우 사단'을 퇴출한 문재인정부 검찰개혁에 대해서는 "재판을 받으러 왔다. 그런 말을 할 자리는 아닌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우 전 수석은 끝으로 "재판을 받으러 왔기 때문에 성실히 재판받겠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는 말을 남긴 채 법정으로 향했다.

이를 지켜보던 친박단체 회원 10여명은 태극기를 흔들며 "우병우 씨 힘내세요"를 외치기도 했다.

우 전 수석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영훈 부장판사) 심리로 첫 정식 재판을 받게 된다.

이날 공판에는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정관주 전 문체부 차관이 증인으로 나온다.

우 전 수석은 지난해 5∼7월 김종덕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공무원 7명을 좌천성 인사 조처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대한체육회와 전국 28개 스포츠클럽에 실태 점검 준비를 하게 하고, CJ E&M이 고발 대상 요건에 미달함에도 공정위 관계자들을 시켜 검찰 고발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진술하게 강요한 혐의도 있다.

지난해 7월 당시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자신을 감찰하려 하자 직무수행을 방해하고, 최순실씨 비위를 인지하고도 감찰 직무를 유기한 데 이어 진상 은폐에 가담한 혐의 등도 있다.

그러나 우 전 수석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이날도 검찰과의 치열한 법리 공방이 예상된다.

우 전 수석 변호인은 지난 2일 재판준비절차에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만든 인사안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그 뒤 대통령 지시사항을 문체부에 통보했다"며 우 전 수석이 권한을 사적으로 행사한 것이 아닌 박 전 대통령의 지휘·감독권을 보좌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