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외벽 작업줄 끊은 40대 현장검증
"죄송합니다"… 외벽 작업줄 끊은 40대 현장검증
  • 김종윤 기자
  • 승인 2017.06.15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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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직 작업자 5남매 둔 가장… 주민들 "네가 인간이냐" 질타

▲ 아파트 외벽 작업자가 켠 휴대전화 음악소리가 시끄럽다며 밧줄을 잘라 살해한40대가 15일 범행 장소인 경남 양산시 한 아파트에 경찰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네가 인간이냐"는 사람들의 질타가 끊이지 않았다.

15층 아파트 외벽 작업자가 켠 휴대전화 음악 소리가 시끄럽다며 옥상에 올라가 밧줄을 잘라 매달려 있던 작업자를 살해한 서모(41)씨에 대한 현장검증이 15일 경남 양산에서 진행됐다.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된 서 씨는 이날 오전 9시 30분께 범행 장소인 아파트에 고개를 숙인 채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자 숨진 김모(46)씨의 큰형(53)은 울음 섞인 고함을 내질렀고, 현장에서 기다리던 주민 30여명도 일제히 원망과 분노를 쏟아냈다.

서씨는 비공개 속에 아파트 옥상으로 올라가 집에 있던 공업용 커터칼로 밧줄을 자르는 장면을 재연했다.

서씨는 지난 8일 오전 8시 13분께 양산시내 한 아파트 옥상 근처 외벽에서 휴대전화 음악을 켜 놓고 밧줄에 의지한 채 작업을 하던 김모씨에게 소리가 시끄럽다고 화를 냈다.

이후 서씨는 옥상으로 올라가 준비한 칼로 밧줄을 끊어, 13층 높이에서 작업하던 김씨는 바닥에 떨어져 그 자리에서 숨졌다.

순간적인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발생한 황당한 이번 사건의 현장검증은 40분 만에 끝났다.

검증이 끝낸 서씨에게는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고, 서씨는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반복하며 굵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숨진 김씨는 아내와 고교 2학년생부터 27개월된 아이까지 5남매의 행복을 혼자서 책임진 가장이었다.

고층 아파트 외벽 작업으로 위험부담이 컸지만 다른 일보다 수입이 높아 가족들을 위해 김씨는 이 일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김씨가 참변을 당한 장소에는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지역 주민들이 놓고 간 하얀 국화 다발이 놓여 있었다.

[신아일보] 경남도/김종윤 기자 kyh7019@chollia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