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깊어지는 삼성, 총수 부재 장기화 어쩌나
고민 깊어지는 삼성, 총수 부재 장기화 어쩌나
  • 조재형 기자
  • 승인 2017.06.15 12: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이재용 부회장 구속수감 넉달째
글로벌경영 공백… M&A·신규투자도 사실상 ‘올스톱’
▲ (자료사진=신아일보)

오는 17일이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구속 수감된 지 넉 달째가 된다. 삼성은 총수 부재가 장기화되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은 이 부회장 구속 이후 일상 업무는 임원진을 중심으로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글로벌경영과 대규모 인수·합병(M&A), 신규투자 등 굵직한 사안에 대해선 사실상 ‘올스톱’인 상태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다음 달 초 미국 아이다호주에서 전세계 유력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앨런 앤드 컴퍼니 선밸리 콘퍼런스’가 개최될 예정이다.

선밸리 콘퍼런스는 전세계 IT, 미디어 업계 경영자와 정관계 거물들이 대거 집결하는 행사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02년 이후 매년 참석했지만 올해는 참석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3월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인 ‘보아오 포럼’과 같은 달 미국에서 열린 산업·금융계 최고경영자(CEO)모임인 ‘비즈니스 카운슬’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4월엔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FCA)의 지주회사 엑소르 이사회 참석도 불참했고 지난달에는 2012년부터 갖고 있던 사외이사직도 내려놨다.

삼성전자의 대규모 M&A와 신규 투자도 전면 중단된 상태다.

실제 작년 11월 미국의 전장 전문기업 하만(Harman)을 9조원에 인수한 이후 올해 들어서는 새로운 대형 M&A 발표가 단 한 건도 없었다.

이 부회장의 공백이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이 부회장은 3년 전 경영 전면에서 굵직한 기업 인수와 지분 투자에 나섰고 두각을 나타낸 바 있다.

최근 첨단제품 시장에선 국내외 경쟁사들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은 과거 이 부회장이 결정했던 투자 계획을 집행하는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삼성은 경기도 평택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라인을 일부 시험 가동했지만 별도의 준공식을 열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공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의 삼성의 경영 성과는 2~3년 전에 결정하고 추진한 것들이 결실이 돼서 나오고 있는 것”이라며 “반도체의 경우 장기적으로 내다보고 투자를 해야 하는데 총수 공백으로 ‘큰 그림’을 그리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조재형 기자 grind@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