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원전 '고리1호기' 40년 만에 불꺼진다
국내 첫 원전 '고리1호기' 40년 만에 불꺼진다
  • 김삼태 기자
  • 승인 2017.06.15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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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자정 가동 중단… 2030년까지 단계적 해체
에너지정책·폐연료봉·해체비용 등 해결과제 산적
▲ 고리 1호기(58만7천㎾급) 전경. 고리1호기는 1978년 4월 29일 상업운전을 시작한 지 40년 만인 오는 18일 24시(19일 00시)를 기해 영구 정지된다. (사진=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 제공)

국내 첫 상업용 원자력발전소 '고리 1호기'가 가동 40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원전 운영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18일 24시(19일 00시)를 기해 고리 1호기의 가동을 멈추고 핵연료를 냉각한 뒤 2022년부터 본격적 해체작업에 나선다고 15일 밝혔다.

고리 1호기의 영구정지 직후 원자로 안에 들어 있는 사용후핵연료는 전량 저장조로 옮겨져 보관될 예정이다.

부산광역시 기장군에 들어선 고리 1호기는 1977년 6월 18일 원자로에 불을 붙인 이후 1978년 4월 29일 본격적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당시 고리 1호기의 총 공사비는 3억달러로, 1970년 우리나라 1년 국가 예산의 4분의 1에 달하고, 경부고속도로를 4개 놓을 수 있는 규모였다.

막대한 사업비로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무모한 사업이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정부는 영국과 미국 등으로부터 돈을 빌려 공사를 강행했다.

우여곡절 끝에 완공된 고리 1호기는 파른 경제성장에 따른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면서 우리나라가 산업국가로 발돋움하는 발판이 됐다.

이에 연장 수명 만료를 1~2년 앞두고 일각에서 수명 추가 연장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안전성과 국가 에너지정책 등을 두루 검토한 원안위가 영구 정지를 결정함에 따라 고리 1호기는 우리나라 최초로 퇴출되는 상업용 원전이 됐다.

향후 고리 1호기 해체는 원자로 영구정지,사용후연료 인출·냉각·안전관리(최소 5년 이상) 및 해체계획서 제출·승인, 방사성물질 제염·구조물 해체(2022∼2028년), 부지 복원(2028∼2030년) 등 4단계로 나뉘어 15년 이상 진행될 전망이다.

다만, 고리원전 1호기가 영구정지에 들어간 뒤에도 해결해야 할 문제들은 여전히 남아있다.

△에너지 정책 찬반

먼저 '에너지 정책' 문제다. 원자력발전소는 경제냐 환경이냐 사이에서 늘 논란거리였다. 일단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국가에너지 정책은 탈(脫) 원전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이에 고리 1호기 퇴역식이 열리는 오는 19일 문 대통령이 탈핵에너지 로드맵을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폐연료봉 난제

사용후핵연료(폐연료봉) 문제도 주요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원전 전체의 방사능 중 95%가 폐연료봉에서 나온다. 하지만 국내에는 아직 고준위 폐기물 처분장이 없다. 따라서 정부는 폐연료봉을 영구 처분하는 시설이 생길 때까지 기존 원자력발전소 부지 내에 건식 저장시설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 해체 비용

끝으로 고리 원전 해체와 관련한 '비용' 문제다. 고리 1호기 해체는 15년 이상이 소요되는 중장기적 프로젝트로, 투입되는 비용만 약 1조원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해체 당사자인 한수원은 2021년까지 고리 1호기를 해체하기 위해 필요한 58개 기술 중 확보하지 못한 17개(필수기술 10개, 보조기술 7개)의 기술을 확보할 방침이다.

[신아일보] 김삼태 기자 st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