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카타르에 2-3 패… '도하 참사' 본선 진출 빨간불
한국, 카타르에 2-3 패… '도하 참사' 본선 진출 빨간불
  • 고아라 기자
  • 승인 2017.06.14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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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A조 한국과 카타르의 경기에서 한국 선수들이 카타르에게 세 번째 골을 헌납한 뒤 허탈해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이 카타르 원정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며 월드컵 본선 진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4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8차전 원정경기에서 카타르에 2-3으로 패했다.

한국이 카타르에 패한 것은 지난 1984년 이후 33년 만이다. 또한 3골을 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패배로 월드컵 최종예선 A조 2위인 한국은 4승1무3패(승점 13)를 기록해 3위 우즈베키스탄(4승4패·승점 12)과 간격을 벌리지 못하게 되면서, 월드컵 본선행 티켓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한국은 8월31일 이란과 홈경기에 이어 9월5일 원정으로 치르는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러시아행 직행 티켓을 다툴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 최종예선 원정 4경기에서 1무3패의 부진을 이어간 한국은 최종예선 무득점 행진을 마감했지만, 승점 확보에는 실패했다.

반면 카타르는 2승1무5패(승점 7)를 기록해 중국(승점 5)을 제치고 5위로 올라서 월드컵 진출에 마지막 희망을 살렸다.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패스가 정확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어려운 경기를 이어갔다.

결국 한국은 전반 25분 곽태휘가 수비 진영에서 미끄러지면서 상대에게 공을 빼겼고, 상대 역습을 막으려던 최철순이 파울을 범해 프리킥을 내주면서 선제 실점을 허용했다. 카타르의 하산 알 하이도스가 프리키커로 나서 오른발로 정확한 슈팅을 시도, 득점에 성공했다.

이 가운데 손흥민이 공중볼을 경합하는 과정에서 잘못 떨어져 팔 부상을 입는 악재까지 겹쳤다. 결국 전반 34분 예상치 못하게 손흥민을 대신해 이근호를 투입해야 했다.

이후 한국은 전반전 막판 결정적인 슈팅을 몇 차례 시도했으나 상대 골키퍼에게 막히거나 골대를 벗어나면서 동점을 만들지 못하고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전에 들어서 한국은 기세를 높인 모습이었으나 후반 6분만에 아크람 아피프가 역습 기회에서 문전을 돌파한 뒤 강한 오른발 슈팅으로 한국의 골문을 꿰뚫었다.

후반 17분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이재성(전북)이 문전으로 찔러주자 한국은 '캡틴' 기성용은 골 지역 중앙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카타르의 골문을 가르며 추격골을 만들었다.

이후 후반 25분 오른쪽 측면에서 이근호가 길게 넘겨준 공을 황일수가 머리로 황희찬에게 보냈고, 황희찬은 이를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동점골을 만들었다.

그러나 후반 29분 다시 알 하이도스에게 골을 허용, 또 리드를 내줬다. 알 하이도스는 절묘하게 한국 수비 라인을 파괴한 뒤 골키퍼와 맞이한 1대1 상황에서 침착한 슈팅으로 골을 기록했다.

패색이 짙어진 한국은 포기 하지 않고 남은 시간 마지막 교체 카드로 남태희를 사용, 공격을 강화하며 총력전을 펼쳤으나 동점골 사냥에 실패했다.

'도하의 기적'을 이뤘던 한국 축구가 '약속의 땅'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하면서 끝내 '원정 무승 징크스'를 털어내지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 후 "의욕을 갖고 희망을 품고 기대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돼서 상당히 아쉽다"고 말했다.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내가 답할 수 없다. 내 손에 달린 게 아니다. 나중에 한국에 돌아가서 말하겠다"며 대한축구협회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러시아행에 암운을 드리운 대표팀은 이날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신아일보] 고아라 기자 ar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