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로·유전 폐쇄 등 ‘에너지 폐업’ 유망사업으로 뜬다
원자로·유전 폐쇄 등 ‘에너지 폐업’ 유망사업으로 뜬다
  • 조재형 기자
  • 승인 2017.06.06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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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운영 기한 만료로 일본·유럽 폐업 물량 막대… 재생에너지 발전시설도 폐기대상
▲ (신아일보 자료사진)

원자로 폐로, 수명이 다한 유전 폐쇄 등 관련 사업을 정리하는 에너지폐업 사업이 급부상하고 있다.

인구감소와 절약 기술 향상 등으로 에너지 수요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고 환경보호와 안전을 우선시하는 탈원전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본 등 주요국의 원자력발전소 운전 기간 만료시기가 가까워 온 것도 한 몫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일본 히타치(日立)제작소는 주부(中部)전력 하마오카(浜岡)원자력발전소 폐로작업에 참여한다.

일본은 1970~80년대에 운전을 시작한 원전의 폐로가 앞으로 본격화된다. 전력업체들이 충당금으로 계상했거나 향후 비용으로 잡고 있는 비용은 모두 3조엔(약 30조원) 규모에 달한다.

일본에서는 더 이상 원전 신설을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기 때문에 대형 플랜트 업체들이 에너지 폐업에 주목하고 있다.

독일에서도 마찬가지로 2011년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를 계기로 2022년까지 탈원전을 추진키로 했다.

독일 정부는 작년 말 원자로 폐로 등에 총 235억5600만 유로(약 29조원)를 들이기로 국무회의에서 결정했다.

스위스도 지난 5월 국민투표를 통해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일본 업체 가운데 히타치 외에 도시바(東芝), 미쓰비시(三菱)중공업 등도 원전사업에 참여하고 있어 폐로 사업에 나설 수 있다.

독일의 경우 지멘스가 원자력 합작기업의 주식을 프랑스 아레바(AREVA SA)에 매각해 원전에서 손을 뗐다.

산유량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영국 북해유전도 곧 에너지 폐업 시장에 물건으로 나올 전망이다.

로열 더치 셸은 지난 2월 유가지표로도 유명한 브렌트유의 ‘디코미’ 계획을 영국 정부에 신청했다. 디코미는 디코미션(decommission)의 약자로 유전이나 가스전의 폐쇄를 의미하는 말로 통용된다.

브랜트유는 한때 영국 원유생산의 10%를 차지했으나 앞으로는 해상 원유생산 플랫폼과 해저 송유관을 효율적으로 제거하는 작업이 시작된다. 영국 전체로는 해저에 고정된 플랫폼 등이 250개 이상이며 송유관은 3000, 유정은 5000개에 이른다고 한다.

조사회사인 더글라스 웨스트우드 리서치에 따르면 서유럽 전체의 유전과 가스전 디코미에 드는 비용은 2017~2040년 1050억 달러(약 116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태양광 패널이나 풍력발전용 풍차도 디코미 대상이다. 재생 에너지 보급이 앞선 유럽의 경우 2014년부터 재생에너지 메이커의 태양광 패널 회수·재생이 의무화됐다.

[신아일보] 조재형 기자 grind@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