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수술 후 부작용 1위 '빈혈', 한국서 해결법 발견
암수술 후 부작용 1위 '빈혈', 한국서 해결법 발견
  • 문경림 기자
  • 승인 2017.05.2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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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제는 '철분제 정맥주사'… "부적절한 수혈 대체"
▲ (신아일보 자료사진)

위암수술 후 환자가 겪는 부작용 중 가장 흔하고 위험한 '빈혈'을 해결할 수 있는 간편한 방법이 발견됐다.

미국의사협회가 발행하는 '미국의학협회지'(JAMA)는 24일 김영우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팀이 국내 7개 대형병원 위암치료 외과 의사들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발표한 보고서를 실었다.

당초 암수술 후 빈혈은 장기적으로 환자의 회복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의료진이 이 증상에 대처할 방법이 많지 않아 효과적인 치료가 불가능했다.

종전까지 암수술 후 빈혈에 대처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수혈하거나 철분을 복용하는 것, 아니면 자연 치유를 기다리는 것.

하지만 이 세 가지 모두 이 증상을 효과적으로 치료하지 못한다.

이에 연구진은 효과적인 치료법을 발견하기 위해 위암 수술 후 5∼7일 사이에 혈액 내 혈색소 수치가 7∼10 g/㎗ 사이의 중간 정도 빈혈이 있었던 454명(평균 나이 61.1세)에게 '페릭 카르복시 말토즈'라는 철분제를 정맥에 주사하는 방식으로 7년에 걸쳐 조사했다.

그 결과 철분제를 정맥에 주사한 빈혈 환자 중 92.2%는 12주 후 헤모글로빈 수치가 평균 2 g/㎗ 이상 개선돼 목표치를 달성한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 철분제 대신 위약(가짜약)을 주사한 대조군은 54%에서만 헤모글로빈 수치가 목표치 수준으로 개선됐으며, 평균 혈색소 수치도 여전히 빈혈 상태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즉 위암 수술 후 생긴 급성 빈혈을 치료하는데 '철분제 정맥주사'가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규명된 것이다.

의료진은 철분제 정맥주사만으로 헤모글로빈 수치를 높여 빈혈을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그동안의 부적절한 수혈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영우 교수는 "수혈은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외상환자의 소생률을 획기적으로 높인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 환자별 상황과 부작용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큰 의심 없이 기본적인 치료로 시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위암뿐만 아니라 모든 종류의 수술 후 빈혈 환자들에게 철분제 정맥주사를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를 마련한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경림 기자 rg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