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해외로 다 빠져나갔나…"파격적 규제혁신 필요"
일자리 해외로 다 빠져나갔나…"파격적 규제혁신 필요"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7.05.03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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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해외 나간 국내기업 일자리 3배↑… 국내 일자리는 1.5배 그쳐

▲ (자료=수입은행-해외고용, KOTRA-국내고용)
지난 10년간 해외로 나간 국내기업의 일자리는 3배 증가한 데 비해, 국내로 들어온 외국기업의 일자리는 1.5배 느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미국·독일·일본 등 주요국 간 기업유치전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역시 새 정부에서 규제개혁을 통해 기업이 돌아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가 3일 발표한 '주요국 리쇼어링 동향과 정책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해외 현지 일자리는 2005년 53만개에서 2015년 163만개로 늘었다. 같은 기간 외투기업의 국내 일자리는 20만개에서 27만개로 늘었다.

들어온 일자리 대비 나간 일자리는 약 2.5배 수준에서 6배까지 늘어난 셈이다.

보고서는 "미래 시장이나 성장엔진을 찾아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기업환경의 유불리를 따져본 후 해외로 나가는 국내기업들은 늘어나는 반면 국내로 들어오겠다는 기업은 줄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의 외국인 투자유치는 지난 5년간(2011~2015년) 464억 달러를 기록해 세계 37위에 그쳤다. 직전 5년(2006~2010년)과 비교해도 2.8% 감소해 세계평균 2.3% 증가에도 못미쳤다.

UN 투자보고서(2016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국내총생산(GDP)에서 투자 유입, 유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봐도 유출이 2005년 4.3%에서 2015년 20.2%까지 5배 가까이 증가하는 동안 투자유입은 11.7%에서 12.7%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반면 최근 미국, 일본, 독일 등 경쟁국들은 규제개혁과 강력한 지원책을 쏟아내며 기업들의 리쇼어링(국외로 생산기지를 옮긴 자국 기업이 다시 돌아오는 현상)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규제 1개를 만들 때 2개를 없애는 ‘One in, Two out’제도를 도입했고, 최근 35%인 법인세를 15%까지 인하하는 세제 개편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GM 등 미국 자동차 업체들을 비롯해 알리바바(중국), 소프트뱅크(일본) 등 글로벌 기업들까지 미국내 투자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한상의는 한국 기업이 해외로 떠나는 것을 막고 외국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새 정부가 파격적인 규제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인교 인하대 부총장(대한상의 자문위원)은 "투자유치 뿐 아니라 최근 통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경쟁국을 뛰어넘는 기업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며 "새 정부에 '무늬만 개혁'에 그치지 않는 실효성 있는 규제개혁을 바란다"고 전했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규제를 '일자리 죽이는 산업'이라고 부르며 규제개혁과 기업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며 "우리도 규제 틀 전환과 같이 기업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해 국내외 기업의 투자를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