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강도 권총, 2차 세계대전때 미군이 의뢰"
"농협강도 권총, 2차 세계대전때 미군이 의뢰"
  • 강정근 기자
  • 승인 2017.04.2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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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수 "2차 세계대전 당시 제작한 70정 중 하나로 추정"
▲ 경북 경산 농협 권총강도 피의자 김모씨(43)가 범행에 사용한 총기. 총기는 미국 ‘RAMINGTON RAND INC’에서 제조한 45구경 권총으로, 1942~1945년 사이 생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경북 경산경찰서 제공)

경북 경산 자인농협 무장강도가 범행에 사용한 권총은 2차 세계대전(1939년∼1945년) 때 미군이 주문 제작한 총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경찰청은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이 같은 내용을 전해 들었다고 24일 밝혔다.

앞서 경찰은 지난 22일 오후 자인농협 하남지점 총기강도 사건 피의자 김모(43)씨를 검거한 뒤 확보한 권총 사진을 국과수에 보내 총기 분석을 의뢰했다.

그 결과 국과수는 “이 권총은 1942년∼1945년 미군 의뢰로 미국 총기업체(RAMINGTON RAND INC)가 생산한 80만정 가운데 1정으로 추정된다”고 감정했다. 권총 오른쪽에는 1911A라는 숫자 등이 적혀있다.

이에 경찰은 당시 미군이 의뢰했던 80만정 가운데 일부가 현지 민간인에게 흘러들어 갔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앞서 김씨가 2003년 칠곡에 있는 직장 상사 지인 A씨 집에 갔다가 창고에서 우연히 권총과 실탄을 발견했다는 진술을 토대로 A씨(사망 추정)가 미군 등을 통해 총을 입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씨의 진술에 따르면 당시 그는 홀로 창고에서 물건을 뒤지다가 45구경 권총과 탄환 5∼7발씩이 든 탄창 3개를 우연히 발견했다.

그는 발견한 총과 탄창을 군이나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서 15년 가까이 차 트렁크에 이를 보관하고 총기 관리에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권총 출처를 밝히기 위해 군과 김씨 직장 상사 등을 상대로 추가 수사를 벌이는 한편 검찰에 권총을 보내 추가 감식을 의뢰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권총 출처를 밝히고 아직 압수하지 못한 실탄 7발이 든 탄창을 확보하는 것에 힘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신아일보] 경북도/강정근 기자 jgg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