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맥주에 밀린 국산맥주… 신제품으로 판 흔들기
수입맥주에 밀린 국산맥주… 신제품으로 판 흔들기
  • 조재형 기자
  • 승인 2017.04.2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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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산 점유율 10% 육박… 대형마트 2월 수입맥주판매, 국산 추월하기도

▲ 롯데주류가 다음달 말 출시할 예정인 '피츠(Fitz) 수퍼클리어' 로고.(사진=롯데주류)
수입맥주가 맛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맥주 시장을 잠식하면서 국산 맥주업체들이 초긴장하는 모습이다.

수입맥주는 불과 7년 전만 해도 시장점유율이 3~4% 수준에 불과했다. 최근 홈술·혼술 풍조 확산 등으로 시장점유율이 급속히 상승하며 작년에 10%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국산 맥주업체들은 수입제품에 맞서 한국 소비자 입맛에 맞는 제품을 잇따라 내놓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23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롯데주류는 다음 달 말께 맥주 신제품 ‘피츠(Fitz) 수퍼클리어’를 출시할 예정이다. 롯데주류가 2014년 클라우드를 출시하며 맥주 시장에 본격 진출한 지 3년 만이다.

롯데주류는 클라우드는 프리미엄 맥주 시장을 공략하고 피츠 수퍼클리어는 스탠다드 맥주 시장을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맛은 맥주와 비슷하지만 맥아 비율이 맥주보다 낮아 원가가 저렴한 신개념 발포주 ‘필라이트’(Filite)를 25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발포주는 기존 맥주 공법에 맥아 등 원료 비중을 달리한 것으로, 원가는 낮추면서도 품질은 맥주와 거의 비슷해 장기 불황을 겪은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주종이다.

▲ 하이트진로가 국내 최초 신개념 발포주로 개발한 '필라이트(Filite)' 용기 디자인.(사진=하이트 진로)
하이트진로가 선보인 ‘필라이트’ 역시 캔(355㎖) 당 출고가가 717원으로 같은 용량의 맥주보다 40% 이상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업계 1위인 오비맥주는 ‘다양성에는 다양성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으로 수입맥주의 파상공세에 맞서고 있다. 지난해 말 호가든 유자를 선보인 데 이어 최근에는 호가든 체리를 출시했다.

밀맥주인 오비 바이젠이나 흑맥주인 오비 둔켈 등도 수입맥주의 공세에 맞서기 위해 제품의 다양성을 강화한 제품이다.

오비맥주는 지난 1월 대표 브랜드인 카스 맥주의 병 디자인을 바꿨다. 1994년 제품 출시 이후 23년 만에 처음으로 변경한 것으로 젊은 소비자들의 취향 변화를 겨냥했다.

이처럼 국산맥주 업체들이 위기감을 느끼며 일제히 반격에 나선 것은 국내 시장에서 수입맥주가 무섭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 유통 중인 수입맥주는 600여종으로 추산된다. 수입맥주는 지난해 처음으로 맥주시장 점유율이 10%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마트에서는 지난 2월 처음으로 수입맥주 매출 비중이 국산맥주를 추월하기도 했다.

과거에는 맥주 소비가 주로 식당이나 주점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최근 회식 기피 현상과 혼술·홈술 풍조 확산 등이 국산맥주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신아일보] 조재형 기자 grind@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