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악수’로 첫 대면… 美·日 스트롱맨 대결 본격화
트럼프-시진핑 ‘악수’로 첫 대면… 美·日 스트롱맨 대결 본격화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7.04.07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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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불가' 트럼프 vs '치밀연출 시진핑
최대 쟁점은 북핵 해결·美 대중무역 적자

▲ 미국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 두번째)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왼쪽)가 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두번째), 부인 멜라니아 여사(오른쪽)와 만찬에 들어가기 전 카메라 앞에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을 이끄는 스트롱맨들의 첫 만남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6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의 트럼프 대통령 별장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첫 대면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오후 6시30분 예정됐던 공식만찬에 앞서 마라라고 리조트에 도착한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를 만찬장 건물 앞에서 직접 마중했다.

만찬장 앞에서 직접 기다리고 있던 트럼프 대통령은 승용차에서 내리는 시 주석과 악수를 하며 인사했고, 만찬장 계단 앞에서 양국 정상 내외의 기념촬영을 마친 뒤 실내로 들어갔다.

만찬에는 양국 정상과 공식 수행원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북핵 문제와 무역·통상,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대만 정책 등 첨예한 이슈를 놓고 담판을 벌일 예정이다.

'위대한 미국의 부활'을 외쳐온 트럼프와 '위대한 중화민족 부흥'을 약속해온 시진핑 두 '스트롱맨'의 만남을 두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판돈 큰 도박 같은 정상회담'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우선 두 정상은 6일 회담장 도착 직후 티타임을 가진 뒤 환영 만찬을 갖는다. 7일에는 릴레이 회의와 실무 오찬을 통해 수차례 만날 계획이다.

그러나 공동 기자회견과 공동 성명 발표 여부는 정상회담 전날까지도 확정되지 않았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북핵 등 핵심 의제에서 양측이 의견 접근을 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양측의 기 싸움은 일정뿐 아니라 숙소를 정하는 데서도 드러났다. 시 주석은 협상은 마라라고에서 하되 숙소는 10㎞쯤 떨어진 '오 팜 비치' 리조트로 잡았다.

이는 예측 불허의 스타일을 구사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기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회담에서의 가장 큰 쟁점은 북핵 문제와 미국의 대중 무역 적자가 될 전망이다.

미국은 정상회담 전날인 5일에도 대통령과 참모들이 나서 중국을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요르단 국왕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에서 "곧 플로리다에서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다"며 "우리는 북한이란 큰 문제를 안고 있다. 그것(북핵 해결)은 내 책임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더 이상 거대한 (대중) 무역 적자와 일자리 손실을 볼 수 없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시 주석은 이런 압박에 맞서 북핵 해결을 위한 대화와 협상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미국 인프라 구축과 공장 건설 등 대규모 투자 카드로 트럼프의 압박을 피하려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미국 우선주의를 내걸고 강력한 미국의 재건을 공언한 트럼프 대통령, 미국을 넘어 세계의 패권국가가 되려는 야심을 감추지 않는 시 주석 모두 강한 카리스마를 자랑하는 '스트롱맨'들이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정반대의 스타일을 가진 두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 대화를 풀어갈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아웃사이더의 파란을 일으키며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제멋대로인 기질을 숨기지 않는다. 뚜렷한 근거가 없는 의혹 제기나 대통령으로서는 어울리지 않는 저속한 표현도 서슴지 않고 있다.

반면 시 주석은 항상 격식에 따라 사전에 철저하게 준비된 대로 발언하고 행동한다. 트럼프 대통령처럼 생각지도 못한 발언으로 참모와 취재진을 놀라게 하는 일은 절대 없다.

이 둘은 각자의 스타일을 내세워 강 대 강 충돌할 수도, 뜻밖의 접점을 찾아 허심탄회한 관계로 발전할 수도 있어 회담의 향방이 주목된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