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盧사돈 음주사고, 난 몰랐다"
文 "盧사돈 음주사고, 난 몰랐다"
  • 김동현 기자
  • 승인 2017.04.06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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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행정관 "文핵심 이호철이 '사건 덮자' 한 걸로 알아"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6일 오전 전남 광양시 포스코 광양제철소 용광로 앞에서 색안경을 쓰고 용광로를 살펴보고 있다. 용광로 방문은 경선에 참여한 안희정·이재명 캠프와 민주당의 힘을 하나로 모아 '용광로 선대위'를 구성하겠다는 문 후보의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6일 자신이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시절이던 2003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 사돈의 음주운전 사고를 은폐했다는 의혹을 정면 일축했다.

문 후보는 이날 전남 광양제철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노 전 대통령) 사돈의 사고라 하더라도 그냥 시골에서 일어난, 사람이 다치지 않은 사고이고, 당사자간 합의로 끝났다는데 거기에 민정수석이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2003년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지방에서 일어난 사고이고, 또 사람이 다치지 않은 물피(대물피해) 사고인데, 쌍방간 합의된 사고라고 해서 그렇게 다뤄지고 넘어갔다"며 "나중에 피해자 측으로부터 사건이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는 문제제기를 받고 그때부턴 원리원칙대로 처리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처음 거론된 문제가 아니라서 2006년도 당시 언론보도나 이런 것을 봐주시면 경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마디로 문 후보는 사건 발생 3년 후인 지난 2006년 조선일보가 이 문제를 최초 보도하고 나서 사건을 인지했다는 것이다.

전날 김경수 후보 대변인 역시 브리핑을 통해 문 후보는 해당 사건을 2003년 당시에는 몰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문재인 민정수석실이 해당 사건을 은폐하려 한 정황을 10년 만에 보도한 문화일보는 6일자 후속 보도를 통해 문 후보가 사건을 인지했을 가능성을 강하게 제기했다.

이 신문은 2003년 당시 청와대에서 근무한 A 모 전 행정관과 인터뷰에서 "노 전 대통령 사돈 배 씨 음주 교통사고의 전모를 민정수석실이 사고 당일 파악했다"면서 "당시 이호철 민정1비서관이 관련 사실을 확인한 뒤 직원들에게 '덮자'고 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호철 전 비서관은 한때 '3철'로 불릴 정도로  문 후보의 핵심 중의 핵심 측근이다.

A씨는 "그때 청와대 내에서는 일벌백계로 엄벌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이 비서관이 '그러면 노 대통령이 힘들어진다. 한 번만 덮자'고 했고, 일부 반발이 있었지만 그대로 밀고 나갔다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특히 문재인 당시 민정수석의 사건인지 여부에 대해 "사안의 심각성으로 비춰볼 때 배 씨 음주 사고 내용이 즉각 문 수석에게 보고됐고 문 수석이 99% 알았을 거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한편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이날 광주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자리에서 "민정수석으로서, 대통령 비서실장으로서 제대로 친인척 관리를 하고 역할을 했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겠는가"라며 "지금 나오는 교통사고 은폐는 아주 단순한 것으로 본다. 그보다 더 큰 것이 많을 것"이라고 문 후보를 비판했다.

[신아일보] 김동현 기자 abcpe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