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이게 무슨 자리냐" 횡설수설… 30분만에 퇴정
신격호 "이게 무슨 자리냐" 횡설수설… 30분만에 퇴정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7.03.2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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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서 "누가 나를 기소했나… 법정에 왜 세웠나" 역정 내기도
▲ 경영비리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롯데 총수 일가 첫 정식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영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이 첫 공판에서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이며 "누가 나를 기소했냐"고 역정을 냈다.

신 총괄회장은 20일 오후 아들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등과 함께 형사 재판을 받으러 법정에 출석했다.

그는 공짜 급여를 받은 혐의와 함께 증여 과정에서의 수백억 원대 조세포탈 혐의 등으로 지난해 10월 기소돼 형사 재판을 받고 있다.

당초 재판 시작 시간은 오후 2시 정각이었으나 고령에 거동이 불편한 신 총괄회장은 이날 재판에 20분가량 늦게 도착했다.

진행되는 공판에서 신 총괄회장은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도착한 신 총괄회장은 재판장이 기본 인적 사항 등을 확인하는 인정 신문을 진행하자 "이게 무슨 자리냐"고 물었고, 이에 재판장은 "재판중이라는 걸 잘 모르시냐"고 되물었다.

신 총괄회장은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옆자리에 앉은 신 회장, 신 부회장 등에게 질문을 던졌고, 신 회장은 그때마다 고개를 끄덕이며 응답했다.

재판장이 신 회장에게 "어떤 말씀을 하시는거냐"고 묻자 신 회장은 "누가 회장님을 기소했냐, 여기 계신 분들이 누구냐고 물으신다"고 답했다.

변호인이 "자기가 만든 회사인데 누가 대체 자기를 기소했느냐, 이해할 수 없다는 취지"라고 부연했다.

신 총괄회장은 재판장이 퇴정을 허락해 이동하기 전에도 변호사를 통해 "이 회사는 내가 100% 가진 회사다. 내가 만든 회사고, 100% 주식을 갖고 있는데 어떻게 나를 기소할 수 있느냐. 누가 나를 기소했느냐"고 화를 냈다.

또 신 총괄회장은 변호사에게 "책임자가 누구냐. 나를 이렇게 법정에 세운 이유가 무엇이냐"고도 물었다.

이 같은 모습에 재판장은 신 총괄회장의 변호사를 향해 "나중에 설명해달라. 그 정도 말씀이면 퇴정해도 될 듯하다"고 거듭 퇴정을 허락했다.

결국 신 총괄회장은 법정 출석 30분 만에 먼저 자리를 떠났다.

[신아일보] 박선하 기자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