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인수戰] 반도체 성배 품을 업체 누가 될까
[도시바 인수戰] 반도체 성배 품을 업체 누가 될까
  • 신민우 기자
  • 승인 2017.03.08 12:5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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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권, 인수에 관심 高高… 日선 "중국 매각 안돼" 목소리 나와
韓선 삼성전자보다 SK하이닉스가 관심↑
▲ (사진=AFP) ⓒ연합뉴스

일본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문의 입찰 마감이 다가오면서 인수전 승자를 가늠하는 눈치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8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도시바는 미국 원전 사업 실패로 현재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문을 분사, 지분 50~100%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현지 언론들은 매각 규모를 최대 2조5000억엔(약 25조원)으로 점치고 있다. 현재 도시바는 오는 3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다음달 1일 반도체 부문 분사를 결의할 예정이다.

도시바는 낸드플래시(낸드) 강자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도시바의 낸드 시장점유율은 18.3%로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도시바 반도체 부문을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서 업계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한 기업이 단독 매각하기에 투자금액이 만만찮은 만큼 일각에서는 업체간 ‘합종연횡’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 중화권 관심 多… 도시바 “중국 완전 매각 안 돼”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업체는 대만 폭스콘이다. 

지난 1일 궈타이밍 폭스콘 회장은 중국 광저우 디스플레이 공장 착공식에서 “(도시바 입찰에) 매우 자신 있고 진지하다”며 “분명히 입찰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 자유시보는 지난 7일 소식통을 인용해 폭스콘이 세계 최대 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TSMC와 컨소시엄을 구성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밖에도 별도 입찰참여 의사를 밝힌 대만 췬롄(群聯)전자와의 연합 역시 배제할 수 없고 중국 메이디홀딩스 역시 일본 니혼게이자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출자 의향을 밝혔다.

하지만 중화권의 매각에 대해 도시바 내부에서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 걸림돌이다.

지난 2일 산케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도시바 간부 역시 매각 주체에 대해 “(사모)펀드라면 불평은 없다”면서도 “중국에 전매되면 곤란하다”고 반응하는 등 도시바 내부적으로도 중화권으로의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가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 국내선 SK하이닉스 입찰 참여 유력

국내 반도체 ‘쌍두마차’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가운데서는 SK하이닉스가 유력하다. 

삼성전자는 애초에 낸드 시장점유율 37.1%로 사실상 독주체제를 굳혔을 뿐 아니라 반도체 시설에 125억달러(약 14조5000억원)를 투자키로 하는 등 단독 기술개발에 열중이다.

반면 4위 SK하이닉스는 미국 마이크론에 3위 자리를 빼앗겼고, 시장을 선도하는 자사 D램 기술에 비해 낸드는 상대적으로 뒤쳐져 반전의 기회가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 SK하이닉스는 공시를 통해 “도시바로부터 새로운 지분 매각 방안을 제의받았다”고 밝혔다. 올해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투자규모는 7조원 수준으로 도시바 단독매각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SK그룹이 OCI머티리얼즈, LG실트론 등을 매각하는 등 반도체에 적극 투자하는 만큼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태원 SK 회장이 중국 사업을 통해 궈타이밍 회장과 친분을 쌓은 만큼 폭스콘과의 연합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적게나마 폭스콘이 주도하고 TSMC, SK하이닉스가 참여하는 컨소시엄의 구성 역시 가능성이 있다.

이밖에도 미국 반도체기업 마이크론, 웨스턴디지털(WD), 인텔과 더불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IT공룡’까지 가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도시바 인수대란’은 혼전으로 치달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도시바 반도체사업 매각 규모가 커짐에 따라 현금이 풍부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이 인수 후보자 이름에 거론되지만 이들이 최종협상대상자가 될 가능성은 낮다”며 “도시바 타 사업 부진이 매각 이유이기는 하지만 낸드 산업의 구조조정이라는 점에서 업계에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신아일보] 신민우 기자 ronofsmw@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