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이복형 김정남, 말레이시아서 독침 피살" (종합)
"北 김정은 이복형 김정남, 말레이시아서 독침 피살" (종합)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7.02.14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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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간첩 2명 소행 추정… 현지 경찰 발표 예정"
김정은 권력 위협에 암살 가능성… 정부 "확인 중"
▲ 북한 김정남 피살 (사진=AP/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피살됐다고 복수의 매체가 대북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1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정남은 지난 13일 오전 공항에서 여성 2명의 습격을 받아 사망했다. 김정남을 살해한 여성 용의자 2명은 범행 직후 택시를 타고 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극도의 보안 속에 조사 중인 말레이시아 당국은 수법으로 볼 때 특수훈련을 받은 북측 간첩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정남의 사망 여부를 공식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남은 김정일과 그의 본처 성혜림 사이에서 태어난 장남이다. 반면 김정은은 어머니가 셋째 부인인 무용수 고영희로, 김정남과 사이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정남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으로부터 권력을 물려받던 선례에 따라 오래전부터 '황태자'로서 후계수업을 받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1990년 조선컴퓨터센터(KCC) 설립을 주도하는 등 IT 분야 및 군사 분야의 주요 직책을 맡았던 김정남이 낙마한 결정적인 계기는 일본 나리타(成田)공항 밀입국 미수사건이었다.

지난 2015년 5월에 아들 및 두 명의 여성을 대동하고 도미니카 가짜 여권을 소지한 채 나리타공항을 통해 일국에 입국하려다 체포돼 추방된 것이다.

이 사건으로 김정일의 눈 밖에 난 김정남은 권력의 주변부로 밀려났고, 아버지 김정일 장례식때도 제대로 등장하지 못하는 등 동생을 피해 마카오와 베이징 등지를 떠돌며 살아 왔다.

2013년 12월 장성택이 처형된 후에는 싱가포르를 비롯한 동남아시아에 주로 거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집권 후 김정남이 북한의 권력 세습을 비판해왔다는 점에서 김정은이 자신의 권력 유지에 걸림돌이 되는 이복형을 암살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김정은이 적통이자 백두혈통인 김정남의 존재 자체를 껄끄러워 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이런 추측을 뒷받침 한다.

다만, 김정남은 김정은의 집권 체제가 굳어진 이후 최근에는 북한내 정치상황에 대한 공개적인 언급을 자제해왔다. 외신 기자들에게 "후계 구도는 아버지가 결정할 문제"라며 자신은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점을 강조한 적도 있다.

외교부는 김정남 피살설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고, 통일부 관계자는 "김정남 관련 첩보는 있으나 확인 중이어서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이번 사건과 관련 오후 9시 30분 현재까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