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도 몰랐던 반기문 불출마… 정치계 '당혹' 혹은 '담담'
측근도 몰랐던 반기문 불출마… 정치계 '당혹' 혹은 '담담'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2.01 16: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입에 공 들였던 바른정당 "너무 큰 충격"
새누리당 "음해로 우리의 큰 자산 잃었다"
민주당 "의외지만 존중… 정권교체가 민심"
국민의당 "애석하게 생각… 바람직한 선택"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대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한 뒤 나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전격적인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각 당들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반 전 총장 영입에 공을 들이던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은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른정당 정책의총 도중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너무 큰 충격이라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반 전 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 기류에 대해 몰랐다는 제스처를 보이며,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만하겠다"고 말하고 자리를 떴다.

바른정당 장제원 대변인도 이날 구두논평에서 "당황스럽지만 정치개혁, 새로운 정치에 대한 여망을 존중한다"며 "아쉽지만 본인의 순수한 뜻을 존중하며 반 전 총장의 뜻을 잘 받들어 대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도 '매우 충격적이고 안타까운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김성원 대변인은 이날 언론과의 통화에서 "반 전 총장이 기성 정치권의 편협한 이기주의에 실망했다고 했다. 인격 살해에 가까운 음해로 우리의 큰 자산을 잃어버렸다"면서 "향후 유엔 사무총장의 경험을 우리 국민을 위해 다른 방향으로 기여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반 전 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직후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소집해 대책 논의에 착수했다.

더불어 민주당은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국민의 뜻이 정권교체에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갑작스러운 결정으로 의외이지만 결정을 존중한다"며 "지금 민심이 바라는 것은 정권교체로, 적폐를 청산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게 지금 국민의 바람이라는 것을 다시 강조한다"고 밝혔다.

국민의당도 비교적 담담한 입장을 취하면서 민주당과 크게 다르지 않은 반응을 나타냈다.

김경진 수석대변인은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에 대해 " 개인에 대한 연민의 정은 있지만 국가를 위한 큰 틀에서 볼 때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김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이같이 밝히고 "반기문 전 총장이 정치는 포기했지만, 외교·안보 분야에서 대한민국 어른으로 남아서 국가발전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존중하며 애석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반 전 총장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교체를 이루고 국가통합을 이루려 했던 순수한 뜻을 접겠다"며 대통령 선거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그는 "(정치권의) 일부 구태의연하고 편협한 이기주의적 태도에 지극히 실망했다"며 "이들과 함께 길을 가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판단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은 그의 캠프 내에서도 예상한 인물이 없을 정도로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